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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올해만 해도 벌써 4번째다. 방송가 민폐 촬영이 자정없이 피해를 끼친 뒤 사과로 논란을 무마하고 있다.
지난 15일 박소담, 서인국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측은 스태프 막말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엑스에서 지나가는 행인한테 빠가라고 한 드라마 스태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코엑스 앞을 지나던 중 외국인이 사진을 요청해 찍어주고 있었다. 갑자기 옆에 있던 아저씨가 인상 팍 쓰면서 손짓으로 훠이훠이 벌레 쫒듯이 ‘찍지마세요. 가세요’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뒤늦게 드라마 촬영 현장을 세팅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안 A씨는 “촬영 현장을 찍은 게 아니라고 했더니, 자기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빠가야?’라고 욕설을 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드라마로 ‘이재, 곧 죽습니다’가 지목됐고, 이에 제작사 측은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철저한 현장 관리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뒤늦게 일을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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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스태프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을 고발하면, 곧바로 제작사는 고개를 숙인다. 이러한 일은 최근 연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40대 남성이 ‘무인도의 디바’ 촬영장에 벽돌을 던졌고, 이로 인해 현장에 있던 여성 스태프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벽돌을 던진 40대 남성은 “촬영 중 발생한 빛과 소음에 짜증이 났고, 잠을 못 자겠더라”고 밝혔다. 이에 ‘무인도의 디바’와 관련 일반 시민들의 생활 구역인 현장 인근에서 새벽 촬영, 소음 공해가 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됐으나, '무인도의 디바' 측은 "아직까지 사건이 종결된 것은 아니다. 경찰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추후 촬영 현장에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한 누리꾼이 고창 청보리 축제에 참여해 유채꽃밭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드라마 스태프가 길을 막으며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고 폭로글을 게재했다. 폭로글에 따르면 드라마 스태프로 인해 관광객이 축제를 즐기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이후 해당 드라마는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인 것으로 드러났고, 제작을 맡은 팬엔터테인먼트는 “불편을 겪으신 시민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안전한 촬영과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셨을 분들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 더욱 신중을 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외에도 오는 17일 첫 방송을 앞둔 채널A ‘하트시그널4’은 촬영 과정에서 스태프들의 소음과 드론 촬영 등으로 인해 민원이 들어왔으며, 채널A 측은 “하트시그널4' 촬영 과정에서 현장 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한 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대해 사과를 드렸고 앞으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시 SBS ‘7인의 탈출’가 촬영을 진행하면서 인도에 소품차를 불법주차하는 등 불편을 끼쳤고,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쓰레기 무단 투기 및 흡연으로 민폐 촬영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촬영이 세트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닌만큼, 촬영 현장에서는 그 무엇보다 그곳에 거주하는 주민, 시민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다수의 촬영장에서 일단 민폐를 끼친 뒤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하는 행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두달 사이에 3번의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며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더불어 조용히 촬영을 마치고 떠나도 남는 흔적이나, 쓰레기는 물론 현장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을 방해하는 소음, 빛 공해 등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짧은 시간 내로 빠르게 촬영을 마쳐야하는 드라마 촬영상 새벽 촬영을 불사하지만, 새벽 촬영으로 인해 실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면 그것을 주민들이 눈 감아줘야할 이유는 없다.
논란에 휩싸인 프로그램의 제작사 측은 “앞으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문장을 덧붙이며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작사의 세심한 주의도 중요하지만, 현장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인식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할 것이다. 드라마 촬영을 이유로 무조건적인 시민들의 양해를 바라는 태도는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
/cykim@osen.co.kr
[사진] OSEN DB,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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