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티그리트, SKT·퀄컴과 로봇 연결과 호환성 주제로 테크 써밋 개최
단순 로봇 판매는 서비스 로봇과 안 맞아... 서비스 개발 생태계 필요
인티그리트가 18일 코엑스 스튜디오159에서 차세대 지능형 로봇을 위한 연결과 통합을 주제로 테크 써밋을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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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로봇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로봇이 아닌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통신, 인프라, 서비스 개발환경(API) 등이 어떤 하드웨어(로봇)를 사용하든지 호환할 수 있도록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로봇 시장도 이러한 환경이 도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자율주행 로봇 기업 인티그리트는 SK텔레콤(SKT), 퀄컴 등과 함께 '차세대 지능형 로봇을 위한 연결과 통합'을 주제로 테크 써밋을 개최했다. 로봇 제조사, 서비스 기업, 수요 기업, 연구계 등 다양한 분야 로봇 전문가가 참석해 토론을 열고, 로봇 간 연결성과 데이터 처리 규격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이날 토론에서 "서비스 로봇 상용화가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로봇 사업을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잘 만들면 팔린다는 개념은 서비스 로봇 시장에선 맞지 않는다. 로봇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북미에서도 서비스형 로봇(RaaS)나 로봇 서비스 공급자(RSP)가 다수 등장해 이용하는 만큼만 지불하는 모델이 유행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서비스 공급자를 육성하고, 이 가운데 제조업체와 협력하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수요 기업 중 하나인 배성대 더블유티씨(WTC) 서울 본부장은 로봇과 인프라, 로봇과 로봇 간 연동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WTC 서울은 무역센터, 코엑스몰 등 일대의 자산과 시설을 관리하는 전문회사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만큼, LG전자 등과 함께 진행하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사업에서 실증환경을 제공 중이다.
배 본부장은 "현재 코엑스몰에서 무역센터 건물로 월 1000건가량 배달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로봇에 맞춰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도 작도하는 등 인프라가 준비돼야 한다"며 "2단계 사업에선 로봇을 실회로 보낼 예정이다. 화재 예방, 손님 안내, 청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려면 로봇 간 호환은 물론, 어떤 로봇이든 인프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로봇산업협회에는 그간 로봇이나 부품 제조사가 주로 회원사로 가입했지만,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이나 IT 기업도 들어오는 추세다. 제조사는 제조에 집중하고, 서비스 기업이 활용 시나리오를 만드는 구조다.
표준화와 관련해서도 협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가령 물류창고에 단순히 로봇을 집어넣는 것만으로는 효율적인 활용이 어렵다. 컨베이어벨트 등 다른 시스템과 연동돼야 한다. 다만, 현재 물류 시스템은 각 기업마다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고, 이에 맞춰 개별 로봇을 개발하는 것 역시 어렵다.
서준호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은 "로봇이 도로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통신이나 관제(V2X, 차량-사물통신) 등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표준화 작업이 잘 마무리되면 하나의 모델이 되고, 세계 시장으로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티그리트는 SKT, 퀄컴 등과 함께 개방형 로보틱스 데이터 플랫폼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로봇과 기기에 대한 인증,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셋 표준화 등을 위해서다.
최낙훈 SKT 산업 AIX CO 담당은 "서비스 로봇 위에 다양한 확장성을 올려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특정 로봇만을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개발자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같은 플랫폼, 같은 API 안에서 서비스 하나를 만들 다양한 로봇에 올릴 수 있을 때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수요기업 입장에서 서비스 로봇에 필요한 점도 언급됐다. 이를 도입해 활용하는 입장에서 안전성이나 무결성 등을 검증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로 테스트 환경이 마땅치 않다는 설명이다.
박현 현대 퓨처넷 본부장은 "조금 더 성능이 검증된 로봇이 시장에 나와야 수요자 입장에서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효율성 역시 아직까진 사람이 직접 하는 게 더 나은 부분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수요자 입장에서 쉬워야 한다. 쉽게 쓰기 위해 로봇을 도입했는데 비전문가 입장에선 관련 용어 등이 너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세웅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책임연구원은 "효율성 문제 저변에는 규제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닭튀김 로봇 같은 경우 식품안전 법령에 규제를 받는다. 당장이야 규제 샌드박스로 해결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많다"며 "정부는 최근 지능형 서비스 로봇 규제개혁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연결, 통합, 이력관리 등 다양한 고민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봇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부처지만, 통신은 과기정통부가 담당한다. 서비스 로봇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좋은 밀집 아파트는 국토부 소관이다. 범부처 협력 차원에서 로봇에 대한 공공관제를 도입하면 사업자의 표준 도입 유인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이상우 기자 lswo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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