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아쿤드는 지병 치료차 퇴임…전문가 "정책 변화는 없을 것"
새 총리 대행 임명을 발표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집권 1년 8개월 만에 정부 수반을 교체했다.
18일(현지시간) 톨로뉴스 등 아프간 매체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는 전날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명령에 따라 몰로이 압둘 카비르 정치 담당 부총리 대행이 총리 대행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탈레반 재집권 후 같은 해 9월 임명된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은 지병 치료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말했다.
탈레반은 2016년부터 조직을 이끄는 아쿤드자다를 중심으로 각 계파가 결집한 상태다.
아쿤드자다는 '은둔의 지도자'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행정 실무는 '과도 정부'가 맡고 있다.
과도 정부의 수반은 총리 대행이며 그 아래 경제·행정·정치 담당 부총리 대행이 각각 포진해 있다.
이번에 총리 대행으로 임명된 카비르는 탈레반의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낭가르하르 주지사를 맡는 등 과거부터 탈레반 조직의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아프간 여러 곳에서 테러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군 철수 과정에서는 탈레반 협상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소화했다.
카비르 총리 대행의 정확한 출생 연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톨로뉴스는 그의 나이가 51세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새 총리 대행이 임명됐지만 탈레반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내각 등 요직은 여전히 탈레반 핵심 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등 여성, 전 정부 출신 관료 등은 정부 인선에서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정치 분석가인 토레크 파르하디는 톨로뉴스에 "여성에 대한 과도 정부의 정책이나 포용적 정부 구성 등과 관련해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 때 샤리아(이슬람율법)를 앞세워 공포 통치를 펼쳤다.
당시 탈레반은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했다.
탈레반은 20년 만에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후에는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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