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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이재명 사퇴론’···쇄신 없다면 불붙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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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이재명 사퇴론’···쇄신 없다면 불붙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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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 일제 하락에도 반도체는 랠리, 반도체지수 1.40%↑
‘전대 돈봉투’ ‘김남국 코인’ 연이은 논란
지도부 미온 대응 지적에 사퇴론 ‘꿈틀’
쇄신 요구 속 이재명 리더십 다시 시험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퇴론이 당내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며 당이 위기에 처했지만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불만이 분출하면서다. 당 쇄신의 근본적 걸림돌이 이 대표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대표 사퇴론이 당장 불붙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쇄신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퇴론이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전날 쇄신 의원총회에서 도출한 결의문을 두고 “재창당하려면 기존의 구조물은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기존 골격 그대로 둔 채 재창당한다는 것, 일종의 모면책이고 눈속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쇄신한다는데 과연 누가 주체이고 누가 대상인가요? 쇄신의 대상자가 주체로 나서면 먹힐 수 있을까요?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결의가 진정하고 실효성이 있으려면 기존의 구조물이고 쇄신의 대상인 이재명 대표와 그 맹종파에 대한 조치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허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6시간 마라톤 쇄신 의총을 연 뒤 “재창당의 각오로 근본적인 반성과 본격적인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설훈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이 대표 면전에서 대표직 사퇴를 직접 언급했다. 한 비이재명(비명)계 초선 의원도 이 대표가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사퇴론은 지난 2월말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전후로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 대표가 지난 3월16일 의원총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직접 발언하고, 일부 지명직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자들을 교체하면서 사퇴론은 사그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논란이 연달아 터지고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대표 사퇴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윤관석·이성만 의원도 사건이 불거진 후 약 3주 만에 탈당했지만 당은 자체 진상조사를 하지 않았다. 당은 김남국 의원 논란이 알려진 지 5일이 지나서야 진상조사·윤리감찰에 착수했지만 그 와중에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사실상 조사가 중단됐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다른 의원들의 비리 의혹도 정치 탄압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돈 봉투 및 코인 등 새로운 의혹이 나와도 엄정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방탄’에 처음부터 당이 끌려가면서 비리나 윤리적 사건에 대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내 일각의 시각이다.


당장 김 의원에 대한 미온적 대처 배경에도 이 대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쇄신의총 후 채택한 결의문에 김 의원 윤리특위 제소, 김 의원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복당 불가’를 못박자는 요구 등을 담는데 반대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아무것도 안 한다”고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판한 홍기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팩트와 다른 내용을 의총장에서 말하면 어떻게 하냐”며 억울해했다고 한다.

현재로선 사퇴론이 당 주류 여론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여전히 소수이고, 이 대표를 대체할 민주당 지지층의 구심점이 없다는 대안 부재론도 현실이다. 비명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를) 몰아내자고 하면 이 대표를 지지하는 5~10% 지지자들이 당을 등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도층 5%를 잡으려다가 적극적 지지자 5%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했다.

하지만 친명계와 비명계의 ‘이 대표를 흔들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이 언제까지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검찰과 정부·여당이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를 여러 형태로 공격할 것이 분명한데 이 대표가 계속해서 당 쇄신 요구를 외면한다면 본인이 쇄신의 대상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당장 김 의원 코인 투자 논란은 이 대표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퇴론에 불을 당기는 방아쇠가 될 수도 있다. 여당은 ‘게이트’로 규정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젊은층의 민주당 이탈은 가시화되고 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 때문에 (이를 이유로) 사퇴해선 안 된다”면서도 “당 지도부의 리더십, 현안 대응 능력, 정무·정책 능력이 국민들에게 잘 제시되지 않으면서 ‘총선을 이 대표 체제로 못 치른다’ 그러면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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