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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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를 주행하던 한 60대 운전자가 저혈당 쇼크로 실신해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6분쯤 경기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승용차 3대와 승합차 1대 등 차량 4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로 인해 승용차 운전자 등 3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이날 사고는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에서 시작됐다. 여러 차선을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하다 2차로를 주행하던 다른 승용차의 후미를 들이받으면서다. 추돌당한 차량은 그 충격으로 튕겨 나갔고 3차로를 달리던 승합차와 또 다른 승용차가 얽혀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차 안에서 혈당측정기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평소 저혈당 증세가 있는데 운전 중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며 사고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아, 저혈당 쇼크로 실신해 사고를 냈다고 판단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운전자의 저혈당 쇼크로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달 경기 부천시에서도 저혈당 쇼크 증세로 의식을 잃은 SUV 운전자가 반대 차로로 역주행해 맞은편 차량을 들이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 말 경북 경산시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가 지그재그로 차선을 넘나들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춰 선 영상이 공개됐는데, 이 역시 저혈당 쇼크로 인한 사고였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시내버스 기사가 운행 중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고 맞은편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상대 운전자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었다.
저혈당은 일반적으로 혈당이 정상 수치보다 낮은 상태를 말하지만, 저혈당 쇼크는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공복 상태로 운동하거나 평소보다 고강도 활동을 오래 할 경우 생기기 쉽다. 손발 떨림, 식은땀, 기력 저하 증상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의식 저하와 실신을 겪을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과일주스, 사탕, 꿀 등을 빠르게 섭취해 당을 높여줘야 한다. 관련 증상이 반복되다 보면 몸이 저혈당 상태에 적응하는 ‘저혈당 무감지증’이 올 수도 있다. 잦은 저혈당으로 자율신경계 반응이 둔화하는 것으로 적절한 대처가 늦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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