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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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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폰’ 대세는 아이폰… “韓 점유율 70~80%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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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서 중고폰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40대 정모씨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알림을 켜놓고 중고폰을 매입하고 있다. 상태 좋은 중고폰이 많이 나오는 당근마켓 등으로 매입처를 확대한 것이다. 중고폰 중에서도 아이폰X 이후 모델은 매입 ‘1순위’다. 정씨는 “중고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아이폰X 이후 모델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라며 “청소년과 대학생이 매장을 많이 찾는데 이들 중 90% 이상이 중고 아이폰을 구입해 간다”라고 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장인 43개월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개월이 늘었다. 2016년까지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6개월에 머물렀지만 2018년 30개월을 넘었고 2020년에는 39개월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교체 주기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스플레이가 파손되거나(80%) 배터리 소모가 너무 빠를 때(78%) 스마트폰을 교체한다고 한다. 스마트폰 속도가 현저히 저하됐을 때 스마트폰을 교체한다는 답변도 73%에 달했다. 반면 새로운 모델이 출시돼 스마트폰을 교체한다는 소비자는 30%에 그쳤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소비자 대다수가 하드웨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최신 제품으로 교체할 필요성을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 비싸지는 스마트폰 출고가… 20~30% 저렴한 리퍼폰 인기

스마트폰의 가격이 올라간 것도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난 것과 연관이 있다. SA의 올해 1분기 스마트폰 1대당 평균판매가격(ASP) 조사에 따르면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은 988달러로 처음으로 130만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ASP 역시 325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이폰과 갤럭시의 ASP는 전년 대비 평균 13% 올랐다.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뛰면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신제품 대비 저렴한 중고폰과 리퍼비시폰(리퍼폰)을 찾고 있다고 SA는 분석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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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폰 중에서도 리퍼폰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리퍼폰은 리퍼비시(재정비)와 전화를 합친 합성어다. 반품된 정상 제품이나 초기 불량품, 전시품을 재정비해 판매하는 걸 말한다. 사실상 신제품이지만 가격은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50% 이상 저렴해 인기가 높다.

리퍼폰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퍼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늘었다. 지난 5년간 리퍼폰 시장 성장률은 30%에 달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리퍼폰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 리퍼폰도 대세는 애플… 아이폰 2대 팔릴 때 갤럭시 1대 판매

전 세계 리퍼폰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애플 아이폰이다. 지난해 판매된 리퍼폰의 49%가 아이폰으로 집계됐다. 삼성 갤럭시의 리퍼폰 점유율은 26%로 나타났다. 아이폰 2대가 팔릴 때 삼성 갤럭시 1대가 판매된 셈이다.

통신업계는 국내 중고폰(리퍼폰 포함)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신사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리퍼폰은 내놓기가 무섭게 완판되고 있다. KT가 이달 초 온라인 몰에서 판매한 아이폰 13프로(128GB) 리퍼폰의 경우 출고가 대비 24% 할인된 금액이었는데 사흘 만에 매진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아이폰의 국내 중고폰 점유율을 70~8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라며 “10대 청소년과 20대 대학생 상당수가 중고로 아이폰을 구입해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소비 형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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