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NBA 미국 프로 농구

왜 NBA 수비수들은 호리호리한 커리를 막느라 골병이 들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 경기 막고 난 뒤 링거를 맞아야 하나 고민했다.” (데니스 슈뢰더 LA레이커스 가드)

“경기 내내 그를 막는 건 나한테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디에런 폭스 새크라멘토 킹스 가드)

올 시즌 미 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에서 선수들이 유독 막기 버거워하는 선수가 있다. 잠깐 막아도 녹초가 될 정도로 힘들다는 이유다.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 니콜라 요키치(28·덴버 너기츠) 같은 덩치 큰 선수가 아니다. NBA 선수치고는 작은 키인 188㎝에 호리호리한 편인 스테픈 커리(35·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그 장본인이다.

조선일보

LOS ANGELES, CALIFORNIA - MAY 08: Stephen Curry #30 of the Golden State Warriors drives to the basket past LeBron James #6 of the Los Angeles Lakers during the third quarter in game four of the Western Conference Semifinal Playoffs at Crypto.com Arena on May 08, 2023 in Los Angeles, California. NOTE TO USER: User expressly acknowledges and agrees that, by downloading and or using this photograph, User is consenting to the terms and conditions of the Getty Images License Agreement. Harry How/Getty Images/AFP (Photo by Harry How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3-05-09 13:12:26/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커리는 화려한 드리블과 정확한 3점슛으로 리그를 지배한다. 그는 리그에서 3점슛 관련한 중요한 기록은 다 갖고 있다. 정규리그 최다 3점슛 기록(3390개), 최다 3점슛 시도(7929개)에 1경기 10개 이상 3점슛을 넣은 게 22번이나 된다.

그보다 더 상대를 진 빠지게 하는 커리의 강점은 체력이다. 커리는 공격 순간 거의 잠시도 멈추지 않고 코트를 가로지른다. 수비수는 그를 따라잡느라 정신이 없다. 한 번은 3점 라인을 따라 2~3바퀴를 전력 질주하면서 상대 수비수 혼을 빼놓고, 또 한 번은 동료 선수들 스크린(상대 수비수의 동선을 가로막는 것)을 이용해 요리조리 다니다가 패스를 받고 바로 3점슛을 쏜다. 마치 화려한 3점슛을 위해 부지런히 물장구를 치는 백조 같다. 커리를 놓치는 순간, 여지없이 3점슛이 림을 가를 수 있어 수비수들은 고역이다. 이번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커리를 막은 LA레이커스 재러드 밴더빌트(24)는 “한번은 경기를 마치고 르브론에게 ‘커리가 마라톤 선수냐’고 물어봤다”고 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커리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 11경기에서 움직인 거리는 33.4㎞. 전체 1위다. 한 경기 평균 이동 거리는 4.5㎞로 5위. 1위는 평균 4.8㎞를 움직인 카와이 레너드(32·LA클리퍼스)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공을 갖고 직선으로 한번 내달린 뒤 쉬지만 커리는 지그재그로 내내 뛰면서 멈추지 않는다. NBA 전체 선수 평균 이동 거리는 약 3.2㎞다.

커리는 상대뿐 아니라 같은 팀 선수들에게도 ‘기피 대상’이다. 팀 훈련 때 커리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게리 페이턴 2세(31)는 “커리는 훈련 때도 축구 선수만큼이나 많은 거리를 뛰어다닌다”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체력”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대학 시절에서 프로 데뷔까지 가냘프고 호리호리한 커리가 장대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고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던 비결은 마라톤 체력과 3점슛에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7전4선승제)는 고전 중이다. 커리의 워리어스는 레이커스에 1승3패로 밀리고 있다. 11일 6차전을 치른다.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10일 열린 다른 플레이오프 경기에선 덴버 너기츠가 피닉스 선스를 118대102로 꺾고 3승2패로 앞서갔다. 동부 콘퍼런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도 115대103으로 보스턴 셀틱스를 이기면서 3승2패 우위를 점했다.

[이영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