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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금연 요구’에 커피잔 던진 남성, 같은 동네 자영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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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미끄러졌다” 변명

조선일보

지난 6일 오후 인천의 한 카페에서 흡연을 제지 당한 남성들이 음료를 쏟아붓는 모습./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측에서 야외석 흡연을 제지하자 커피를 엎지르고 컵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남성 2명 중 1명이 사건이 터진 사흘 뒤인 9일 직접 해당 카페를 찾아와 사장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들은 지난 6일 오후 8시쯤 인천 서구 석남동의 한 카페에서 커피잔을 던져 깨뜨렸다. 카페 직원이 ‘금연 구역이니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자 이런 행동을 한 것이다. 이 남성들이 카페 직원 앞에서 음료를 탁자에 쏟고 음료가 든 또 다른 컵을 테라스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선 공분이 일어났었다.

카페 사장 A씨는 10일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이런 후기를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그날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 이들은 카페 테라스에서 당연히 흡연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직원이 제지해 기분이 상해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A씨에게 “컵을 집어 던질 생각까진 없었다. 손에 고리(컵 손잡이)가 걸려서 미끄러진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A씨는 가해자들의 직업을 듣고 더 황당했다고 한다. A씨는 “가해자들은 저희 매장 근처에서 자영업하는 분들이었다”며 “사과하러 온 분은 20년간 장사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가해자들은 뒤늦게 지인을 통해 사건이 커진 것을 전해 듣고는 경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같은 서비스업인데 큰 배신감이 든다”면서도 이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따로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근무자도 “사장님이 대신 사과받았으면 됐다”면서 가해자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A씨는 “영상을 보고 같이 분노하고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하다”면서도 “직원이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니 카페에 오셔서 격려나 응원의 말씀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60대인 이 남성들의 신원을 특정했으며 조사를 거쳐 업무방해나 재물손괴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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