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텃밭 '인천 북부벨트' 등 지역 표심 영향에 촉각
윤관석 의원-이성만 의원 |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인천의 윤관석(남동을·3선)·이성만(부평갑·초선) 의원이 자진 탈당함에 따라 지역 총선 판도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 3일 "국민들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동반 탈당했다.
인천 정가에서는 두 의원이 결백을 주장해 왔지만, 앞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내년 4월 22대 총선에서 인천 선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인천 13석 중 11석을 석권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최대한의 의석을 지키겠다는 목표가 어느 수준에서 실현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는 돌발상황이 터지면서 지역구별 여야 대진표를 포함한 내년 총선 결과를 한층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남동을 선거구에서는 2012년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윤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선거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지역 정가에서는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민주당 소속인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출마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관측에는 재선 의원 출신으로 광역단체장을 역임한 박 전 시장의 지역구가 인천 남동갑이었던 점도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지역 재선 의원 출신으로 현재 남동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복 전 의원이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5대와 17대 재보선에서 당선됐다.
남동을 선거구는 윤 의원의 3선으로 민주당 텃밭이 되기 전까지는 주민의 정치 성향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 선거 때마다 여야가 뺏고 뺏기는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졌다.
남동구가 처음 갑·을로 나뉜 15대 총선(1996년)에서는 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으나 16대 총선(2000년)에서는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선택을 받았다.
이어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지만, 2006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뒤이어 치러진 보궐선거와 18대 총선(2008년)에서는 다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를 이어왔다.
윤 의원과 동반 탈당한 이 의원의 지역구인 부평갑 역시 현재로서는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부평구에서 구의원·시의원을 거쳐 두 차례 부평구청장을 역임한 홍미영 전 구청장 등이 대체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부장판사 출신으로 유정복 시장의 정무수석을 맡고 있는 조용균 변호사와 정유섭 당협의원장 등이 대항마로 꼽힌다.
민주당 진영에서는 부평구와 계양구를 전통적 강세지역으로 분류하며 내년 총선에서도 강력한 '인천 북부벨트'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파장이 어떻게 확산할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부평구의 경우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9만9천표를 득표하며 민주당 박남춘 후보에 5천표 가까이 앞서 주민의 정치 성향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이밖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도 이 대표의 총선 재도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극복하고 계양을에서 재선에 도전할지, 그렇게 된다면 국민의힘에서는 대항마로 어떤 카드를 꺼낼지가 주목된다.
현재 국민의힘 주자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이 대표에게 패한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9일 "인천의 민주당 강세지역 두 곳에서 현역 의원들이 탈당하면서 해당 선거구는 물론 인접 지역 선거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박 전 시장을 비롯한 대체 인사들의 급부상도 전반적인 지역 판세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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