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처벌 5번 받고 또 운전대 잡았나” 역주행 피해자 유족 울분

사고 현장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음주운전 차량이 역주행을 하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50대 택시 운전기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은 가해자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5차례 적발된 전력이 있는 것과 관련 “그런 사람이 어떻게 또 운전대를 잡을 수가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택시기사의 아들 최모(31)씨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벽 2시 넘어서 동생에게 아버지가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숨진 아버지 모습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더욱 믿을 수 없는 건 가해자의 음주운전 전력이 5번이나 된다는 것”이라며 “5번이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사람이 어떻게 또 운전대를 잡을 수가 있나? 제발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고 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피해자는 최근 생애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하고 오는 7일 집들이를 할 예정이었다. 피해자는 집을 마련한지 한 달도 안 돼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전 0시 45분쯤 경기도 광주시 역동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4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팰리세이드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피해 달아났다.

A씨는 약 2㎞를 도주하는 과정에서 역주행을 하다 0시 50분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50대 택시 운전기사가 숨지고, 조수석에 탑승했던 승객 1명도 양쪽 팔이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음주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0%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과거에도 5차례 음주운전 적발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고 당시 A씨는 무면허 상태는 아니었다.

경찰은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A씨의 차량에 동승한 2명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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