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에너지·전력 등 분야 협력 강화"
시리아 방문해 정상회담하는 이란 대통령 |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12년 만에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했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는 양국의 정상은 연대를 과시하며 '반서방 전선'의 승리를 자축했다.
3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외무·국방·석유·정보통신부 장관을 포함한 대표단과 함께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출발하기 전 현지 언론에 "이제 역내 모든 국가는 이란이 강하고 믿을 만한 국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이란 성향의 레바논 방송 알마야딘과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시리아와 주변 동맹국들과의 화합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면서 이란은 내전으로 황폐화한 시리아의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알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에서 "시리아 정부와 국민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서방의) 제재와 위협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중동의 심각한 정치·안보적 불안에도 시리아와 이란과의 관계는 안정적이고 꾸준했다"고 치켜세웠다.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를 방문하는 것은 2011년 내전 발발 후 처음이다. 2010년 9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이란 대통령이 다마스쿠스를 찾은 것이 마지막 사례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내전 후 이란을 두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의 경제, 정치, 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도착한 라이시 이란 대통령 |
시리아 현지 매체들인 양국이 에너지·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대통령의 시리아 방문은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합의 후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이란과 러시아는 내전 후 알아사드 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 반면 아랍 국가들은 반군을 지지했었다.
이 때문에 시리아는 예멘과 함께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무대가 돼 왔다.
중동에 찾아온 화해 분위기 속에 알아사드 대통령의 국제무대 복귀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장관이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알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했다.
아랍 국가들은 지난달부터 시리아의 아랍연맹(AL) 복귀 문제를 논의 중이다.
요르단, 이집트, 이라크, 사우디, 시리아 외무장관들은 지난 1일 요르단 암만에 모여 시리아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 발생 후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했다.
시리아의 연맹 복귀 여부는 오는 19일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인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우디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알아사드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 방문한 이란 대통령(왼쪽) |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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