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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시선] 中리스크 넘긴 코로나19 비상사태…WHO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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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 수 감소세…WHO 사무총장 "연내 해제" 공언

"의료 역량 편차 등 고려할 때 당장 해제 어려워" 의견도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중국의 방역 완화가 다시금 코로나19 대유행을 부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잦아든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4일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유지 여부를 논의한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2020년 1월 처음 발효한 이후 3년 4개월가량 유지돼 왔다.

만약 해제된다면 세계사적 보건 위기였던 코로나19 대유행을 사실상 계절 독감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어 상징적 의미가 크다.

세계 각국의 방역 정책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준다.

한국 정부 역시 WHO의 결정을 국내 상황과 함께 고려해 방역 위기 단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격리기간 조정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정책 전반에 걸쳐 PHEIC 유지 여부는 큰 변수다.

분기마다 회의를 여는 WHO는 지난 1월 코로나19에 대한 PHEIC 유지 결정을 내렸다.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풀 정도로 방역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WHO의 판단이었다.

여기에는 당시 방역규제 완화로 감염자가 급증하던 중국 상황이 중요한 배경이 됐다. 인구 14억명의 중국에서 방역 완화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급하게 경계수위를 낮추자고 할 수는 없었던 셈이다.

실제로 중국발 방역규제 완화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한때 급증했다. 4주 단위로 묶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작년 말 1만명대였지만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11만4천명까지 치솟았다.

4주간 사망자 수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3만9천명까지 내려왔고, 3월 말 기준으로는 2만4천명, 그리고 지난달(3월 27일부터 4월23일까지)에는 다시 1만6천명까지 줄어들었다.

WHO는 사망자 수를 코로나19 유행의 위험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삼는다. 중국 방역 완화에 따른 위험이 수그러들고 사망자 수가 다시 1만명대로 내려오자 WHO 안팎에선 공공연히 'PHEIC 해제 전망'이 거론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3월과 4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PHEIC가 올해 안에 해제될 것이라고 본다"고 2차례나 말했다.

이처럼 머지않아 PHEIC가 해제될 거라는 세계 보건 수장의 발언이 나온 상황에서 계절적으로도 추운 겨울을 지난 만큼 4일 회의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수위를 낮춰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WHO가 당장 이달부터 PHEIC를 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는 방역 위기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의료 역량에 편차가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PHEIC 해제는 아직까진 때 이르다는 지적과 맥이 통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에 대응하다가 다른 질병에 대한 의료 여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 저소득 국가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자주 발생했고, 여전히 의료 역량이 평소 수준으로 복원되지 않은 나라들도 남아 있다.

전파력이 강하고 면역 회피 특성도 큰 XBB.1.16 등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몇몇 국가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등 긴장을 늦춰선 안 될 사정들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WHO가 4일 소집하는 전문가들의 회의인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는 PFEIC 해제 또는 유지를 뒷받침하는 여러 사정들을 두루 검토하며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가 토론 끝에 권고 의견을 제시하면 테워드로스 총장이 이를 토대로 결정을 내린다. PHEIC 해제·유지를 놓고 위원회의 의견이 정확히 반반씩 갈리지 않는 한 테워드로스 총장은 위원회의 다수 의견을 따를 공산이 크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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