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조선소 외국인 근로자에 마약 확산...해경, 판매책 등 검거

통영해경은 2일 경남 남해안 일대에 마약을 공급한 베트남 국적의 외국인 1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일당이 소지한 마약과 현금 모습. /통영해경

남해안 양식장과 조선소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마약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영해양경찰서는 외국인 선원 등을 상대로 마약류를 공급·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 A(20대)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같은 국적의 마약을 투약한 B(20대)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남해안 일대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을 선원과 조선소 용접공, 양식장 종사자 등 외국인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마약 유통·판매책 7명 중 5명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상선으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거제시나 통영시 등에 있는 노래주점과 외국인 전용 클럽 등에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약자 8명은 남해안 연근해 어선 선원이나, 양식장 인부, 접대부, 유학생 등으로 나타났다.

통영해경 조사결과 마약은 국제우편으로 반입하거나, 이혼한 귀화자들이 해외를 오가며 들여온 것으로 파악했다. 베트남 국적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에 “피로 풀어줄 게 있다”는 식으로 홍보했다. 투약자들은 유흥주점 등지에서 모여 마약류를 투약하며 환각파티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대구와 포항 등에서 이들 일당을 붙잡아 시가 6500만원 상당의 엑스터시 304정과 케타민 11.95ｇ을 압수했다.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남해안 일대는 조선소와 양식장 등이 밀집돼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만큼 이번 사건과 유사한 마약 유통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마약 사범이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도록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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