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황당한 신동엽 하차 논란..예능인데 다큐 바라는 ‘불편러들’[Oh!쎈 초점]

[OSEN=강서정 기자] ‘성+인물’이 공개 후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AV 배우들 출연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신동엽의 타 프로그램 하차까지 요구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성+인물’의 장르는 제작진이 밝힌 대로 토크 버라이어티쇼, 예능이다. 하지만 예능에 다큐적인 면까지 바라면서 ‘불편러들’이 계속해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넷플릭스 예능 ‘성+인물: 일본편’은 신동엽과 성시경이 성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들을 만나서 탐구하며 이어갈 유쾌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보편적 관심사지만 나라와 문화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성’을 접점으로, 다른 나라만의 특별한 성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나라로 국내에서도 성문화에 개방된 나라라고 잘 알려진 일본이 선택됐다.

‘성+인물’은 지난달 25일 공개 후 여러 이유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 신동엽, 성시경은 현지 AV 배우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활동과 AV 산업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일본 성문화에서 AV를 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일본 성(性) 시장에서 AV 산업이 차지하는 파이는 크다. AV 배우들의 팬미팅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일본의 소위 ‘야한 동영상’들이 국내에서 불법이다. 하지만 ‘성+인물’은 일본에서 AV 시장이 큰 만큼 관련 콘텐츠들을 다뤘다. AV 산업의 어두운 면이 분명 존재하지만 ‘성+인물’은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예능적인 시선으로 이를 담았다.

그런데 일부 시청자들이 국내에서 AV가 불법이라 음지의 산업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성+인물’이 외설적이고 자극적이라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성+인물’은 지상파나 케이블이 아닌 다양한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넷플릭스라는 특정화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무리가 있는 듯하다.

이뿐 아니라 출연자인 신동엽에게 불똥이 튀었다. 신동엽은 19금 코미디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오랜 시간 ‘색드립’ 캐릭터로 사랑받았고 ‘SNL’, ‘마녀사냥’ 등에서 활약했다. 19금 관련 얘기도 특유의 재치와 센스로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그야말로 남자 연예인 중에서는 ‘독보적’이라고 할 만큼 19금 코미디 일인자다.

그런데 일부 시청자들은 신동엽이 AV 배우들을 만나고 일본의 성문화를 탐방했다는 이유로 그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며 하차를 요구했다. 그간 신동엽은 ‘SNL’, ‘마녀사냥’ 등에서는 ‘색드립의 대가’로 불리고 SBS ‘TV동물농장’에서는 ‘동물농장 아저씨’로 불렸는데, ‘성+인물’ 공개 후 갑자기 그에게 바른 이미지를 바라며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강요하는 건 횡포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무려 10년 전 방송됐던 ‘마녀사냥’은 당시 많은 시청자에게 비난받기도 했지만 결국 과거 방송사에서 금기시 되던 19금 이야기들을 양지로 올려 청춘남녀들의 연애와 성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나누며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마녀사냥’ 이후 관련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성+인물’ 또한 일본의 AV를 다룬 예능은 처음이라 이를 본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음지에서만 다뤄져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해 오해만 쌓던 문화를 공론화시켜 더 건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마녀사냥’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한편 ‘성+인물’을 연출한 정효민 PD와 김인식 PD가 오는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공식 인터뷰를 진행, 논란이 된 부분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kangsj@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