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의 힘찬 드라이버 스윙. |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 방신실이 데뷔전에서 팬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방신실은 2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방신실은 중간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선두 박결(7언더파 137타)에 2타 뒤진 공동 5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번 시즌 KLPGA투어에 뛰어든 신인 방신실은 이 대회가 KLPGA투어 첫 출전이다.
작년에 치른 시드전 순위가 40위에 그쳤던 방신실은 낮시간이 늘어나면서 출전 선수가 132명으로 늘어난 이번 대회부터 출전 기회를 얻었다.
프로 자격으로 처음 출전한 정규투어 대회이자 메이저대회가 이번 대회가 됐다.
방신실은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 선두에 나선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선두권을 지켜 '신인 돌풍'을 예고했다.
방신실은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경기 내용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첫날 5연속 버디 쇼를 펼쳤던 방신실은 이날은 세 번이나 290야드를 넘는 장타를 터트렸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방신실이 13번 홀(파4·416야드)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한 볼은 295.4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141야드를 남기고 가볍게 핀 5m 옆에 붙여서 버디를 잡았다.
방신실은 13번 홀(파5·545야드)에서는 297.4야드를 때렸다. 투온을 시도한 볼이 벙커에 빠지고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보기를 적어냈지만, 지켜보던 갤러리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6번 홀(파4·347야드)에선 아예 원온을 노리고 때린 티샷이 그린 입구에 떨어졌다. 측정한 비거리는 무려 308야드에 이르렀다.
아직 쇼트게임이 능숙하지 않은 탓에 이런 장타가 버디로 이어지지는 않은 게 아쉬웠다.
방신실은 "원래 눈에 띄는 장타자는 아니었는데 겨울 훈련 동안 장타를 때리기 위한 훈련을 많이 해서 15m 이상 늘었다"면서 "오늘은 후회 없는 경기하고 싶어서 있는 힘껏 때렸다"고 말했다.
키 173㎝ 당당한 체격의 방신실은 "270야드 정도는 쉽게 치는데 오늘은 왠지 멀리 나갔다"면서 "아드레날린이 솟은 듯하다"며 웃었다.
이런 어마어마한 장타만큼 보는 이를 매료시킨 건 놀라운 회복력.
첫날 1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 2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트려 더블 보기를 적어냈던 방신실은 결국 막판 5개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8개의 버디를 뽑아내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다.
10번 홀에서 시작한 이날 2라운드에서도 방신실은 12번 홀(파3) 보기를 13번 홀(파4) 버디로 만회했고 15번 홀(파5) 보기는 16번, 17번 홀 연속 버디로 회복했다.
9번 홀(파4)에서 방신실은 3m 버디 퍼트를 놓친 뒤 한걸음 거리의 파 퍼트와 보기 퍼트를 잇달아 넣지 못했다.
뜻하지 않은 더블보기를 적어낸 방신실은 그러나 남은 9개 홀에서 버디 1개를 잡아내고 나머지 홀을 파로 막아냈다.
경기를 끝낸 방신실은 "눈앞이 하얘졌다.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홀에 집중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방실신은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더는 프로 전향을 미룰 수 없어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다.
방신실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꿈은 아쉽게 접었지만, 프로 무대에서 많은 우승으로 보답받겠다"고 다짐했다.
데뷔전에서 우승 경쟁에 나서게 된 방신실은 "남은 이틀은 욕심내지 않고 내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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