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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얼마나 급했으면…필리핀-美의 ‘中견제 훈련’ 때 외교부장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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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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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 합동군사훈련 중인 아세안 지역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 필리핀에 친강(秦剛) 외교부장을 급파하는 등 견제에 나섰다. 필리핀은 대만과의 거리가 360여㎞에 불과한 인접국가다. 중국으로선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우군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당선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친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외교부장은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 “필리핀이 역사의 대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집중하길 바란다”면서 “대만 문제 등을 타당하게 처리해야 하며 중국의 주권, 안전, 영토 보전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략적 자주를 견지하고 편 가르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건전하고 정상적인 궤도에 따라 계속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과 미국은 11일부터 남중국해에서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을 진행하고 있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미군 1만2200명, 필리핀군 5400명, 호주군 111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이 참가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억제하는 게 이번의 대규모 합동훈련의 주요 목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외교수장이 필리핀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으로선 그만큼 다급했다는 얘기다.

앞서 1월 필리핀은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을 포함해 필리핀 4곳에 미군 기지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합의하는 등 미국과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은 1951년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후 친미 노선을 걸어왔다. 2016년 집권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친중 노선을 표방하며 미국과 잠시 소원해졌지만 지난해 마르코스 정부가 들어서며 미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반면 중국과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며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국립 남중국해연구소의 천샹먀오(陳相秒) 부연구원은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위험 요소들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친 부장의 이번 방문을 통해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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