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티켓레브’ 역경매 구상
좌석별 제시된 ‘최고액’ 낙찰 방식
미네소타, 내년 시즌 도입에 긍정적
일각 ‘시즌권과 형평성 문제’ 우려
야구 경기 입장권 가격을 구단이 아닌 팬들이 정한다면 어떨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또 다른 변혁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티켓레브(TicketRev)’는 스포츠 경기나 공연 입장권 가격을 구매자들이 직접 정할 수 있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2년 전 출범한 회사다. 일종의 ‘역경매’를 스포츠·문화 이벤트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티켓레브의 구상은 대략 이렇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보고 싶은 경기와 좌석을 고르면 슬라이드 형식으로 선택 가능한 가격대가 표시된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할수록 ‘낙찰’ 가능성은 높아진다. 고객이 제시한 가격과 시장 수요 사이 어디에서 최종 가격이 매겨진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여행업계에서 따왔다. 해외 여행업계에서 역경매는 활성화한 지 이미 오래다.
‘아고다’ ‘부킹닷컴’ 등을 소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 프라이스라인이 1997년 ‘네임 유어 오운 프라이스(Name your own pice)’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빈 관중석을 채우고 싶어한다. 보다 낮은 가격이라도 관중을 받을 수 있으면 구단 입장에선 이득이다. 주차권이나 먹거리 같은 추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티켓레브는 최근 110만달러(약 14억5000만원) 가까운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구단 미네소타도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 미네소타는 티켓레브와 협업해 어떤 형태로든 다음 시즌에는 티켓 역경매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역경매 아이디어가 나온 건 최근 메이저리그 관중 감소 영향이 크다. 2022시즌 메이저리그 총 관중은 대략 6460만명.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850만에 비해 400만명 가까이 줄었다.
난관도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어슬레틱’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각 구단 최대 고객인 시즌권 구매자들보다 더 싼 가격으로 티켓을 구하게 된다면 시즌권 구매자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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