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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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다시 한 번 못박았다. 국제유가와 미국의 통화정책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물가 경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피벗(정책 선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대해 “현재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자동적으로 줄일 만큼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선회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데이터 디펜던트)”며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연말에 3%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맞는지 확인하고, 물가가 예상 경로대로 간다고 확신한 후에야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생각보다 앞서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고 평했다.
이 총재는 물가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환율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지 않지만 오펙플러스(산유국 협의체, OPEC +)의 감산에 따라 향후 유가 경로가 어떻게 될지가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도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대적으로 빨리 내려갈 수 있지만 근원물가의 둔화 속도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금융 불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 총재는 “SVB에 대한 노출이 상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없었다”며 “불안이 잘 억제될지가 우려됐는데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인다”고 답했다.
한국이 매우 디지털화돼 있다는 점에서 위험을 억제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청년층의 디지털 뱅킹 같은 것이 한국은 훨씬 더 발전돼 있고 예금 인출 속도가 빠르다. SVB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다면 미국보다 100배 더 빠를 것”이라며 “일일 결제 담보 수준을 높이는 등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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