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잔의 딸 다이어가 소리를 지르며 토론토의 자유투를 방해하고 있다. [사진제공=시카고 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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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는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스코티아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토론토 랩터스와의 플레이 인 토너먼트 경기에서 109대105로 4점차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경기를 마친 뒤 시카고 불스 구단이 선정한 Player of the game(이날의 선수)는 땀 흘리며 농구를 한 선수들 중에서 나오지 않았다.
잭 라빈(39득점)과 더마 드로잔(23득점)이 62득점을 합작하며 맹활약했지만 이날의 선수는 다름 아닌 드로잔의 딸인 다이어 드로잔에게 돌아갔다. 아빠의 경기를 보러온 다이어는 토론토 선수들이 자유투 라인에 설때마다 괴성을 지르며 집중력을 떨어트리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토론토 선수들은 이 날 무려 36개의 자유투를 얻고도 18개만 성공시키며 성공율 반타작에 그쳤다.
올 시즌 팀 자유투 성공률 78.4%인 토론토가 평소 하던대로만 했다면 승리도 가능했을지 모를 일이다. 시카고의 라빈이 혼자 15개의 자유투를 얻어내 13개를 성공시켰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현지 매체들은 다이어를 두고 ‘Real MVP’, ‘DPOY(수비왕)’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그녀의 활약을 조명했다.
물론 정정당당하게 겨뤄야 하는 승부에서 선수단이 아닌 외부인이 소리를 지르며 상대를 방해했다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드로잔의 딸이기에 농구팬들 역시 다이어의 활약(?)을 기쁘게 보는 이들이 많다. 드로잔은 캘리포니아 출신임에도 지난 2009년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랩터스 선수로 지명된 후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최선을 다해 뛰었던 선수지만 2018년 본인의 뜻과 달리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트레이드된 바 있다. 다이어로서는 아버지를 버린 팀을 좋게 볼 수가 없던 셈이다.
승부처에서 자유투를 잇달아 놓치며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 쓴 토론토의 파스칼 시아캄은 “그 아이가 소리지른 것을 듣지는 못했다. 자유투를 놓친 것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정규리그 10위 시카고는 9위 토론토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오는 15일 마이애미 히트와 한 장 남은 9번 시드를 두고 경쟁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드로잔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딸이 그렇게 소리지른 건지 몰랐다”며 “오늘 학교에 가지 않고 경기를 보러왔는데 토론토 선수들이 자유투를 놓친 뒤 돌아보니 딸이 소리를 지르더라”고 밝혔다. 다음 마이애미전에도 딸을 부르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드로잔은 “학교에 가야한다”고 일축했다. 시카고 불스 팬들은 벌써부터 “수비 에이스의 결장 사유는 학교 출석”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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