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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퇴각한 국경 충돌, 알고보니..."美, 인도에 중국군 정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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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중국과 인도가 국경에서 충돌한 당시 인도에 중국군 위성사진 등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격퇴에 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이같은 정보 공유는 전달 속도와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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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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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가 국경 분쟁 중인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 타왕 지역에서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난 지난해 12월 9일, 미 정부는 인도 측에 실시간으로 주요 정보를 전달했다. 중국군의 위치와 규모를 담은 위성사진 등 매우 상세한 정보로, 그 덕에 인도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단 설명이다. SCMP는 미 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의 지난달 말 보도를 인용했으며, US뉴스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취재했다.

중국이 무력 충돌을 감행한 건, 지난해 11월~12월 미국과 인도가 인도 북부 아울리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한 직후였다. 연례행사임에도 중국 측은 크게 반발하며 타왕 지역에 보복성 공격을 했다. 충돌은 사망자 없이 부상자가 발생하는 데 그쳤고 중국군은 퇴각했다. 지난 2020년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유혈 충돌이 일어나 수십명이 사망해 긴장감이 크게 고조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미국과 인도의 정보 공유는 지난 2020년 군사지리 정보를 나누자며 체결한 '기본교류협력협정'(BECA)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실전에서 위성사진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효과적인 전술을 펼친 건 이 사례가 처음이다. US뉴스는 "사태가 더 큰 갈등으로 번지지 않고 마무리된 데는, 미국 정부가 전례 없이 상세하고 신속하게 인도군에 거의 모든 정보를 준 덕이 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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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가 국경 분쟁 중인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 타왕 지역. 지난해 12월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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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도에 정보를 아낌없이 주고 있는 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는 데 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도는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그 길이가 무려 3200㎞에 달한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연구원 엘리자베스 스렐켈드는 "양국이 중국의 침략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미국과 인도 간 협력은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정 국가와의 군사적 동맹을 꺼리면서도, 2020년 중국과의 충돌 이후 미국과 동맹급 군사협력인 BECA를 맺은 인도 역시 이런 움직임을 반기는 모습이다. 인도 시브나다르대학의 국제관계 전문가 자빈 제이콥은 "중국과 인도간 충돌이 마지막이라 생각해선 안 된다"며 인도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방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도가 오랫동안 비동맹 노선을 추구해온 만큼 미국에 바짝 다가서기보다는 "미세한 균형"을 유지할 것이란 게 SCMP의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SCMP는 "인도와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양국 파트너십이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고 환영하고 있지만, 중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회주의자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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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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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 위해 베트남에도 공들이는 美



한편 미국 국무부는 10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오는 14일부터 5일간 베트남·일본을 방문하면서 하노이에 미국이 새로 짓는 대사관 기공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국교가 정상화된 1995년부터 하노이에 대사관을 뒀으며, 새 대사관 신축에 대해선 지난 2021년 베트남 측과 합의한 바 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베트남은 (미국 주도의) 규범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지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연결 고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하노이 대사관에 대해 "지난 수십년간 베트남과 미국이 구축한 새로운 파트너십과 우정을 나타내는 강력하고 놀라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중심 국가이자 중국의 접경 국가인 베트남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블링컨 장관은 베트남 일정을 마친 후 G7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일본 가루이자와를 방문한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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