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패배시 비윤계 후보들에 관심 커질 전망
여당 ‘검사 출신 얼마나’ 야당 ‘친이재명계 얼마나’
민주당 86세대 물갈이 할 수 있을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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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는 여야 대권 잠룡 등 다수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는 국민의힘 대권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는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장관 총선 차출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일 발표한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장관(11%)은 이 대표(2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지원 유세론부터 험지 출마론 등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여당의 잠룡으로 꾸준히 꼽혀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원 장관은 지난해 서울 동작갑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패한다면 비윤석열(비윤)계 주자들에게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대표적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며 “때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통해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할지 주목된다. 안 의원은 18대 대선부터 10년 넘게 유력 대권주자로 꼽혀왔다. 안 의원은 당장 경기 성남분당갑 지역을 지킬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안 의원은 지난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로 열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김 수석이 성남분당갑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면 빅매치가 벌어질 수 있다.
총선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지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석패한 홍준표 대구시장, 최초 4선 서울시장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에게도 총선 승리는 대선으로 가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이낙연 전 대표 등이 다시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한때 대선 주자 1위를 달렸던 이 전 대표는 1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오는 6월 귀국한다. 최근 귀국을 앞두고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등 정치 재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중량급 정치인인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 등도 이 대표의 뒤를 이을 후보들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극적으로 당선된 김동연 경기지사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다.
국민의힘에서 검사 출신 대통령실 참모들이 총선에 출마할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이 언급된다. 다만 여권에서는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지역에 대거 낙하산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이 지난 7일 당선된 것은 현역 의원들의 공천 학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실은 오는 5월 대통령실 개편, 7월 개각을 통해 내년 총선 출마자들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서울 용산), 박진 외교부 장관(서울 강남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대구 달성군)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쓴소리를 담당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계 후보들의 선전 여부도 주목된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은아 의원(비례)·김용태 서울 광명을당협위원장·이기인 경기도의원이 모두 공천장을 얻어낼지는 미지수다.
169석의 민주당에서는 일부 친이재명계 정치인들이 비이재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성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양이원영 의원(비례)은 친이낙연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지역사무소를 냈다.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팬덤정치 논란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이 대표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청년·여성 등을 얼마나 전진 배치할지는 미지수다. 시스템 공천만으로 청년들을 전진 배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외에도 추가로 불출마를 선언할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다선 의원이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0년 총선에서는 원혜영(5선·경기 부천오정), 백재현(3선·경기 광명갑)이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호남에서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천정배 전 의원 등 ‘올드보이’들이 귀환해 현역 의원들과 경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
‘86그룹 용퇴론’을 주장했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에서 공천장을 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박 전 위원장은 최근 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대문구로 거주지를 옮겼다. 같은 지역에서 권지웅 전 비대위원과 이수진 의원(비례)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 비례대표 5명도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강은미(광주 서구을), 류호정(성남 분당구), 배진교(인천 남동구), 이은주(서울 노원병), 장혜영(서울 마포을) 의원이 지역 표심을 다지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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