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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쏟아지는 연예계 기부 행렬

[서병기 연예톡톡]출연자 학폭 논란이 ‘생활기록부 확인’으로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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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요즘 예능이나 드라마 출연자의 과거 학폭 논란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방송 제작사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과거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되었던 사례는 연예인 외에도 비(非)연예인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급증하고 있다.

제작진이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중의 하나는 생활기록부 확인이다. 최근 종편 채널A의 제작본부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자들의 생활기록부를 받고 있다.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모두 확인하고 특이 사항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출연자 입장에서 자기검열 과정이 충분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나는 생활기록부 체크로는 결코 충분한 자기검열 과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트시그널’과 ‘강철부대’ 출연자들이 끊임없이 성추행, 학폭, 음주훈련 혐의 등의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에 출연자에 대한 생활기록부 검사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생활기록부 12년치 확인만으로는 그런 학생이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라리 넷플릭스의 예능 교양 콘텐츠 총괄 디렉터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책이 좀 더 낫다. 유기환 디렉터는 “넷플릭스 콘텐츠에서도 학폭 논란, 결승 장비 결함 등의 지적이 나왔는데, 당연한 지적이고, 넷플릭스도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는 출연자 검증방식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기존 방송보다 훨씬 더 많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유 디렉터는 “프로그램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생활기록부를 받아보거나 정신과 의사를 통해 마인드를 체크 하게 하고, 미국처럼 본인의 동의를 얻어서 SNS를 훑어보는 과정도 있다, 결정적으로 본인과 인터뷰를 통해 과거에 대해 질문하고 거짓으로 말하면 본인이 책임을 지게 하는 계약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럼에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나타난다. 꾸준하게 해결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나도 나의 초중학교 생활기록부를 본 적이 있다. 웃음이 나올 정도로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생활 태도란에 적혀있다. ‘품행이 방정하고...’ 이런 식이다. 학폭 가해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애들 때리고 다닌다’는 내용이 있을 리 없다. ‘내성적인 성격에…’ ‘주위가 산만하고…’ 같은 표현으로 학폭 전력을 가려낼 수는 없다.

물론 담임 교사가 작성한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표현을 잘 해석해 문제 학생을 가려낼 수도 있지만, 애매한 표현에 의해 출연이 좌절되면 그것을 작성한 담임 선생님에게 화가 미칠 수도 있다.

최근 ‘나는 솔로’ 13기의 순자가 “과거 결혼·이혼 숨기고 출연했음”을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미 순자는 광수와 커플을 이룬 상태였다. 총각처녀만 참가하는 연애 리얼리티에 돌싱이 들어와도 제작진이 가려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일반인 출연자 논란의 상당 부분은 사후 대책이다. 방송가와 콘텐츠 제작관련 기업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세미나나 워크샵을 열어, 실천 가능한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출연자중 학폭 논란이 일어나면 당사자를 하차 시킬지 말지만을 고민하게 된다. 황영웅은 과거 학폭 논란이 나오자 머뭇거리는 사이 학폭과 관련된 디테일한 후속 이야기들이 추가로 나오면서 결국 본인이 사퇴하는 형식으로 하차가 결정됐다.

우리는 ‘달이 뜨는 강’의 주연배우가 학폭 논란으로 하차하고 나면, 콘텐츠 제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이후 어떻게 해결됐는지, 누가 어느 만큼의 손해를 봤는지 이런 문제는 이제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황영웅 같은 출연자를 또 찾아나서는(?) 것 같은 악순환만 되풀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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