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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33억도 안 아까운 김연경 잡자… 시작된 여자배구 FA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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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팀원들과 기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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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을 잡아라. 여자배구 FA(자유계약선수) 전쟁이 시작됐다. 최대어 김연경(35)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일 FA 자격을 얻은 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FA 시장은 활활 타오를 전망이다. 지난 시즌 '연봉 퀸' 김연경(보수 총액 7억원), 3위 김희진(6억원), 4위 박정아(5억8000만원)가 한꺼번에 시장으로 나온다. 연봉 톱10에 든 11명(공동 10위 2명)으로 범위를 넓혀도 배유나(3억3000만원), 황민경, 김수지(이상 3억원)까지 6명이 자유의 몸이 됐다.

영입대상 1순위는 단연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흥국생명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해외에서 주로 뛰어 최초 FA 연한(6시즌)을 이제야 처음으로 충족했다.

당초 김연경은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시즌 도중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란 말도 했다. 배구계 관계자는 "'9대1'까지 은퇴 쪽으로 쏠려 시즌 중 발표도 고려했다. 하지만 조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도쿄올림픽(4강)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김연경은 명예로운 퇴진을 고려했다. 권순찬 감독의 도중 사퇴 등 여러 가지 일을 겪어 심신이 지쳤다. 하지만 국내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6일 챔피언결정전에서 진 뒤 "많은 분들이 뛰기를 원하는 걸 안다. 고민을 하고 있다"며 현역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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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개막전을 보기 위해 흥국생명 홈 구장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을 찾은 팬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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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2022~23시즌 연봉은 7억원(연봉 4억5000만원+옵션 2억5000만 원)이다. 해외 리그에서 받던 것에 비하면 적지만 규정상 최고액(팀 총연봉의 25%, 옵션의 50%)이다. 올 시즌 뒤 여자부 샐러리 캡(연봉 합산 제한)은 28억원(승리수당 3억원 포함)으로 늘어난다. 그래도 개인 최고액은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 옵션 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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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을 얻은 도로공사 박정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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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을 데려가는 팀은 메리트가 있다. 바로 관중수입이다. 야구나 축구에 비해 배구는 객단가(관중 1인당 수입)가 낮고, 관중석이 작다. 하지만 김연경 효과는 컸다. 흥국생명은 올해 7번이나 매진을 기록했다. 예년과 비교해 4억~5억원 이상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KOVO는 전년도 연봉 기준으로 FA 등급제를 실시한다. 김연경은 당연히 A등급이다. 김연경을 데려가면 보상선수(보호명단 5인 외) 1명과 지난해 연봉 200% 또는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 3년 계약 기준 최고액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33억원(보수 총액 24억원+보상금 9억원+보상선수)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김연경의 기량과 흥행까지 감안하면 '헐값'이다.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을 포함해 모든 구단이 김연경을 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정아 역시 여러 구단의 타깃이다. 리시브 능력은 김연경보다 아쉽지만, 공격력만큼은 탁월하다. 우승만 5번 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고, 승부처에서 강한 정신력을 갖췄다. 프로 12시즌을 치르는 동안 큰 부상을 당한 적도 없다. 원소속팀 도로공사는 전임 사무국장의 임기를 연장했다. 박정아를 비롯해 5명(배유나, 정대영, 전새얀, 문정원)이나 되는 FA를 붙잡기 위해서다.

김희진은 이적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2월 무릎 수술을 받아 1년 정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몸값을 크게 낮춰 IBK기업은행과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팬덤이 크고, 팬들의 충성도가 높아 장기적인 투자를 할 구단이 있을 수 있다.

세터 이고은 1명만 이동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시즌엔 이동이 활발할 전망이다. 오지영, 염혜선, 문정원, 김연견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샐러리캡이 소폭 향상되면서 구단들도 좀 더 지갑을 열 수 있게 됐다.

김연경과 박정아의 이동에 따라 구단들의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팀 전체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라 대체 자원을 찾기 힘들다. 올 시즌 봄 배구에 실패한 GS칼텍스·IBK기업은행·페퍼저축은행이 적극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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