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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재용도 찜한 '전장용 MLCC'…1위 日무라타 추격 나선 삼성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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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자율주행차 보급에 수요 급성장

가전용 MLCC보다 2배 비싸

삼성전기 점유율 4%→13% 전망

日은 시설투자 속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EV)·자율주행차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자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용 MLCC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올해 중국 리오프닝 등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전장용 MLCC 시장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MLCC를 주력 사업으로 꾸려온 삼성전기는 전장용 프리미엄 제품군을 다변화해 무라타 등 시장 강자인 일본 기업들의 점유율을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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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MLCC와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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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탑재되는 전기 장치와 편의 기능이 늘어나면서 전자기기에 필요한 MLCC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에는 그동안 3000~5000개의 MLCC가 탑재됐는데, 현재 판매 중인 전기자동차의 경우 1만개 넘는 MLCC가 사용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탑재된 전기차는 이전 자동차와 비교해 2.7배, 자율주행 전기차는 3.3배의 MLCC를 탑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MLCC의 경우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에 사용하는 제품과 달리 안전 요구 사항 등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다. MLCC의 성능이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온도와 습도, 충격 등 요건이 까다로운 것이다. 다만 그만큼 전장용 MLCC는 가격이 비싸 업체들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같은 용량일 때 전장용 MLCC는 가전용과 비교해 최대 2배 가까이 비싸다. MLCC 업체들이 전장용 MLCC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전장용 MLCC를 직접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중국 텐진의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 관련 전자부품 생산 공장을 점검했다. 그는 앞서 2020년과 2022년 각각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현재 전장용 MLCC는 무라타, TDK, 다이요유덴 등 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무라타가 44%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TDK와 다이요유덴, 야게오가 20%, 18%, 9%로 뒤를 잇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이 90%가량을 장악한 셈이다.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점유율은 4%에 그친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기의 약진이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무라타의 점유율이 지난해 44%에 올해 41%로, TDK는 20%에서 16%로, 다이요유덴 18%에서 13%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반면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4%에서 13%로 크게 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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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범용 제품이 아닌 인포테인먼트, ADAS, 파워트레인용 고온·고압품 등의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고객사들을 공략해야 매출을 늘릴 수 있고 일본의 MLCC 상위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추격에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무라타는 자회사인 우시무라타전자를 통해 중국 장쑤성 보유 부지에 450억엔(약 4300억원) 규모의 MLCC 신규 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 무라타의 연간 설비투자의 20% 수준으로, 이 회사의 단일 설비투자 규모로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무라타는 전장용 MLCC의 월 생산 능력을 매년 10%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라타의 차량용 MLCC 생산 능력은 올해 2분 기준 월 250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DK 역시 일본 이와테 기타카미에 있는 기존 공장을 확장해 월 50억~80억개를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기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삼성전기의 설비투자 규모는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둔화로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패키지 기판은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MLCC와 카메라 모듈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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