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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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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왕조' 개국공신 한선수 "삼성화재 왕조와 지금 붙으면? 우리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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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3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선수들과 MVP를 한선수 선수가 메달과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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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세터 한선수는 2007~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을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 시절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1985년생 동갑내기인 인하대 세터 유광우(現 대한항공)가 전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대학 무대를 씹어 먹었기 때문에 그리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신인이었던 2007~2008시즌, 리그 막판 당시 주전 세터였던 김영석이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으면서 한선수에게 주전으로 뛸 기회가 주어졌다. 그렇게 먼 훗날 ‘대한항공 왕조’를 창조한 세터 한선수의 위대한 여정이 시작됐다.

3년차 들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선수로 발돋움한 한선수는 4년차였던 2010~2011시즌 대한항공을 25승5패로 이끌며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파트너는 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쳐온 삼성화재. V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가빈 슈미트의 화력 앞에 한선수와 대한항공은 4전 전패로 물러났다. 이후 2011~2012시즌, 2012~2013시즌에도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한선수는 두 번 더 삼성화재와 맞붙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1승3패, 0승3패의 쓰라린 패배였다. 세 시즌 뒤인 2016~2017시즌에도 네 번째 챔프전에 도전에 나섰지만, 이번엔 문성민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에게 2승3패로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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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MVP로 선정된 한선수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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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리그 최고의 세터로 성장했음에도 챔프전 우승 없이 준우승만 네 번을 차지한 한선수는 2017~2018시즌, V리그 데뷔 10년차에 처음으로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대캐피탈과의 리턴매치에서 승리였고, 본인이 챔프전 MVP를 수상했기에 그 감격은 더 했다.

2020~2021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한항공의 시대가 열렸다.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을 누르고 통합 2연패를 차지한 한선수와 대한항공은 2022~2023시즌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전 전승으로 누르고 통합 3연패를 완성했다.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프전 7연패를 달성했던 V리그 최초의 왕조로 군림했던 삼성화재에 이어 V리그 두 번째 왕조의 탄생이다. 3경기 내내 안정된 경기 운영과 토스워크를 선보인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 결과 31표 중 23표를 받아 챔프전 MVP를 수상했다. 생애 두 번째 챔프전 MVP다.

방송 인터뷰 때 울컥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던 한선수는 “나이가 들긴 들었나봐요. 눈물이 나는거보니. 매년 힘들긴 하다. 1년, 1년이 다르다. 배구 선수 한선수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왕조의 ‘희생양’에서 스스로 대한항공 왕조의 ‘일등 개국 공신’이 된 한선수에게 과거 자신이 3년 연속 패한 삼성화재와 지금의 대한항공이 맞붙으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봤다. 그는 “지금 맞붙으면 저희가 이긴다고 봐요. 팀도 단단해졌고요, 시스템이나 이런 게 완전 자리를 잡았거든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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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MVP로 선정된 한선수가 상을 받기 위해 나오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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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는 앞으로의 목표로 2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42살까지 뛰고 싶다. 그때까지는 전성기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자신은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국 나이로 42살인가, 만 나이로 42살인가’라는 질문이 취재진에서 나오자 한선수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그건 좀 생각을 더 해봐야겠네요”라며 웃었다. 이어 ‘주장 자리도 42살까지 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주장을 바꿔야 하나요? 투표를 해봐야 하나...”라고 답하며 종신 주장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두 번째 목표는 통합 우승 4연패다. V리그 역사에서 그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다. 삼성화재가 과거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프전 7연패라는 대위업을 이뤄내는 과정 속에서도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는 통합 우승은 2011~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연패까지가 다 였다. 중간 중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게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한선수는 “4연속 통합 우승은 아무도 못 이룬거잖아요? 내년 시즌 4연속 통합 우승을 이뤄내고 다음 목표를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배구선수로서 최고의 선수가 된 이날, 한선수는 16년 전 신인 시절을 돌아봤다. 그는 “벌써 16년이나 됐나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프로팀에 지명되어 프로선수가 됐지만, 프로같지 않았어요. 지명될 때도 저는 (진)상헌이랑 삼성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대한항공에 지명됐다더라고요. 어느 팀을 가건 제 자신을 만드는 건 저니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준비를 차근차근 했더니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라고 말했다.

10일 열릴 V리그 시상식에서 한선수는 정규리그 MVP 수상도 유력하다. 한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할 경우 남자부 세터 최초의 수상이자 역대 최고령 수상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그는 “상을 받으면 좋긴 한데, 상을 생각하면서 시즌을 시작한 적은 없어요. 예전엔 상에 대한 욕심도 많았는데, 지금은 뛰는 게 감사할 따름이죠. 통합 우승을 이뤄낸 것에 만족합니다”라고 답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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