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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래의 1군 주역인 퓨처스리그 올스타 선수들
▲2군을 '육성팀'과 '실전팀'으로 나눠야 한다
“갓 입단한 어린 선수와 5년차 이상의 1.5군 선수가 대결하는 것은 무리다. 자칫하면 어린 선수의 기가 꺾일 수 있다. 따로 그들만의 훈련 및 실전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외국인 감독들(한화 수베로, 롯데 서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구동성으로 밝힌 대목이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제대로 된 2군 육성시스템을 가동하기 힘든 현실. 많지 않은 유망주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미국은 갓 입단한 유망주가 루키부터 싱글A, 더블A, 트리플A까지 차근차근 올라가는 마이너리그 과정을 거친다. 야구가 조금 안됐을 때도 좌절하지 않고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한국현실에서 미국처럼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칠 수는 없다. 그래도 최소한 2군을 ‘육성팀’과 ‘실전팀’으로 나눠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점은 두 외국인 감독 뿐만 아니라 국내 야구인들도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던 이야기다. 한마디로 2군에서 어느 정도 육성과정을 거친 1.5군급 선수들은 퓨처스리그 실전에 투입되고, 어린 신예 유망주들은 집중적으로 기술훈련을 받는다. 더불어 대학팀, 독립리그팀, 실업팀 등과 교류전을 통해 실전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진단이다.
일부 구단에서는 ‘잔류군’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상재활선수들과 함께 이런 시스템으로 2군을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구단들은 2군을 통째로 묶어서 퓨처스리그서 뛰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갓 입단한 신인 선수가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들어가서 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극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남은 신인들은 2군에서 육성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육성과정을 잘 거치면 대성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기서 실패하면 조기 은퇴 수순을 밟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뜩이나 적은 인재 자원을 풀가동하려면 제대로 된 육성시스템이 필요하다. 요즘은 고교시절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예전보다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그만큼 유망주 발굴이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2군 베테랑들과 맞붙으면 현격한 기량차이로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육성군’에서 착실하게 기술훈련에 집중하며 기량을 연마하면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외국인선수도 2군 육성선수 도입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1군 핵심자원으로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들을 데려와 즉시전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며 실패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러면 비싼 외화만 낭비하고 대체 전력을 구하기에 급급하다. 공백을 못메우면 한 해 농사를 망치기 일쑤다.
지방의 한 구단 고위관계자는 “우리도 일본처럼 육성 외국인선수제를 도입해야 한다. 2군에서 키워서 1군에 공백이 생겼을 때 곧바로 대체해야 한다. 중남미 등에서 유망주들을 비교적 낮은 몸값에 스카우트해서 키우면 지금보다 좋은 선수를 쓸 수 있다”면서 “이참에 1군 외국인 선수 등록을 투타 1명씩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러면 국내 선수들의 1군 기회도 더 늘어나면서 좋은 외국인 선수들도 더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선수부족 타개책으로 1군 외국인 등록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이것을 다시 2명으로 줄이는 대신 2군 육성 외국인선수제를 도입하면 1군 기회가 넓어진 국내 선수들도 반발대신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2023WBC에서 드러난 한국야구의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한다. 야구 강국의 면모를 되찾으려면 2군 육성시스템부터 정비하는 일도 중요하다. 국내 유망주 육성시스템은 물론 외국인선수 제도도 함께 손보며 한국야구의 질적 발전을 꾀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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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취지에 맞는 '운동선수 학업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하다. 고교야구대회 장면
▲고교선수만을 위한 '학업프로그램'이 도입되기를 바란다
한국야구가 안정된 유망주 성장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선 아마야구 훈련의 정상화도 필수이다. 주말리그제 도입과 함께 ‘공부하는 운동선수 양성’이라는 명제 아래 야구는 물론 모든 종목의 운동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오전 수업, 오후 훈련 일정이었으나 지금은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2시간 정도 운동하게 됐다. 아마야구 지도자들은 “훈련량이 절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 육성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말에 경기까지 뛰면서 선수들이 쉴 시간도 전보다 줄었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집안 경제형편이 좋은 선수들은 저녁에 학원격인 야구교실을 찾아 개인교습을 받는 반면 그렇지 못한 선수는 나홀로 훈련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학교에 야간 훈련장이 갖춰진 곳은 나은 형편이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야구에도 빈부의 차가 발생, 집안 형편이 어렵지만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학교에서 충분한 훈련을 받으며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아마야구 지도자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지도자들도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명제에는 다 동의한다. 하지만 전날 늦게까지 혼자 훈련한 선수들이 낮수업내내 책상에 머리를 박고 졸거나 자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럴바에는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학업프로그램’을 개발해 개별적으로 이 과정을 통과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교육부의 개선책을 바라고 있다. 이미 미래직업을 프로선수로서 성공하겠다는 뜻을 둔 고교선수들에게 맞는 학업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운동도 하면서 성인이 돼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양식만이라도 쌓게 하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의견들이다.
/박선양 스포츠1국장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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