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만에 챔피언결정전 끝내…3차전 0-2에서 3-2로 대역전 우승
대한항공 링컨 34득점 맹활약…정지석은 서브 에이스 5개로 거들어
한선수 개인 통산 두 번째 챔프전 MVP…31표 가운데 23표 획득
'이대로 우승까지' |
(천안=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날개를 활짝 폈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점수 3-2(23-25 13-25 25-22 25-17 15-1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통산 4번째 정상 자리에 올랐다.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불안하게 출발한 대한항공은 전열을 정비한 뒤 3세트와 4세트를 내리 따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 5-4에서 곽승석의 블로킹과 서브 득점으로 성큼 앞서간 대한항공은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우승을 위한 포인트 15점을 향해 전진했고,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마지막 스파이크를 책임졌다.
2020-2021시즌에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체제로 창단 첫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던 대한항공은 이듬해인 2021-2022시즌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조종간을 맡겨 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틸리카이넨 감독 부임 2년 차를 맞은 이번 시즌도 대한항공은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마저 제패해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성공하고 삼성화재(2011-2012∼2013-2014시즌)가 보유했던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공은 어디에? |
앞선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모두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들어 올렸던 대한항공인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 경기에서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절묘한 경기 조율로 대한항공의 우승을 이끈 세터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가운데 23표를 얻어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이 됐다.
2020-2021시즌 6위, 2021-2022시즌 7위로 팀 전력을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졌던 현대캐피탈은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복귀한 것으로 만족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대한항공의 우세가 점쳐졌던 예상과는 달리, 안방으로 돌아온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1세트부터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보여줬다.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는 대한항공 블로커 손끝보다 한 뼘 위에서 때리는 엄청난 점프력으로 경기에 균형을 깼고, 리시브가 흔들린 상대가 간신히 넘긴 공을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해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환호하는 링컨 |
현대캐피탈은 김명관의 서브가 아웃돼 한 점을 내줬지만, 1세트 내내 잠잠하던 허수봉이 김명관의 토스를 받아 블로커 터치아웃을 유도해 먼저 한 세트를 챙겼다.
기선을 제압한 현대캐피탈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세트마저 가져갔다.
허수봉과 김선호, 오레올은 끊임없이 강타를 때렸고, 대한항공은 2세트에만 11개의 무더기 범실을 쏟아내 자멸했다.
천안에서 샴페인을 터트리겠다는 각오로 내려온 대한항공도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3세트 19-17로 앞서가다 박상하의 속공 2개와 허수봉의 백어택으로 잠시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허수봉의 서브 범실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뒤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다시 앞섰다.
'승리한다' |
23-22에서는 링컨의 강타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김규민이 오레올의 공격을 가로막아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에는 세트 시작과 동시에 7연속 득점에 성공해 분위기를 완전히 돌려놓는 데 성공했고, 세트 초반 만든 간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경기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 초반 점수가 크게 벌어지자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를 모두 빼고 5세트를 대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의 숨 고르기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5세트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승부처에서 터진 곽승석의 2연속 득점으로 3점 차로 앞서간 대한항공은 링컨과 정지석이 연달아 점수를 내 왕좌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대로 우승까지' |
14-11, 챔피언 등극에 1점만을 남겨둔 매치 포인트에서 링컨의 강타가 현대캐피탈 블로커의 손끝에 맞고 관중석으로 향하자 대한항공 선수들은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대한항공은 주포 링컨이 34득점에 공격 성공률 65.3%로 상대 코트를 맹폭했고, 정지석이 서브 에이스 5개를 곁들여 17득점으로 거들었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20득점)과 오레올(16득점), 김선호(11득점) 삼각편대가 대한항공을 위협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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