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통합 우승·역대 두 번째 남자부 트레블 위업 달성
'빠른 배구' 방향성 잃지 않은 감독 선임과 꾸준한 투자 합작품
작전 지시하는 토미 틸리카이넨 |
(천안=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2-2023시즌 남자배구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정규리그 1위, 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새로운 왕조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다.
대한항공은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점수 3-2로 현대캐피탈을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끝냈다.
이날 대한항공이 달성한 기록은 3년 연속 통합 우승과 트레블, 두 가지다.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 이후 줄곧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놓지 않았고, 이번 시즌은 프로배구컵대회까지 우승하고 출발해 트레블로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3년 연속 통합 우승과 트레블 모두 남자배구 '1대 왕조' 삼성화재가 보유했던 타이틀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환호하는 대한항공 |
실업리그부터 최강팀이었던 삼성화재는 V리그가 출범한 이후에도 강팀의 자존심을 지키며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해 남자부 최장 기록을 세운 바 있다.
2009-2010시즌에는 남자부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을 통해 삼성화재가 달성했던 업적과 어깨를 나란히 해 '옥새'를 건네받고 '2대 왕조' 출범을 알렸다.
남자배구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삼성화재가 2010년대 중반 이후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고, 그 자리를 채운 것도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이래 이번 시즌까지 7시즌 동안 6번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네 차례 정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남자배구 왕조를 열 수 있었던 비결은 간단하다.
'집중' |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해외 리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박기원 감독을 선임해 세계 배구의 주류인 스피드 배구를 본격적으로 팀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박기원 감독 체제로 2017-2018시즌에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20-2021시즌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선임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했다.
산틸리 감독이 1년 만에 리그를 떠난 뒤에는 1987년생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선임하는 파격을 이어갔다.
그리고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대한항공의 네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가운데 두 번을 책임졌다.
대한항공이 왕조를 열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리그 최고의 세터 한선수의 존재다.
'승리한다' |
한선수는 '코트 위의 기장' 노릇을 톡톡히 하며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구단은 아낌없는 투자로 전성기를 맞이한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책임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종 주포 정지석과 역대 FA 최고액인 9억 2천만원에 사인했고, 팀 전력의 숨은 핵심인 곽승석도 7억 1천만원에 붙잡았다.
대한항공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자팀 선수를 붙잡기 위해 쓴 돈은 정지석과 곽승석에 진성태(3억1천200만원), 김규민(5억500만원)까지 총 24억4천700만원이다.
여기에 한선수는 연봉 7억5천만원에 옵션 3억3천만원을 더해 총액 10억8천만원으로 남녀를 통틀어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총액 보수 10억원을 돌파했다.
지갑이 두둑해진 선수들은 왕조를 구축해 보답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