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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혁신블루칩]두나무, 취약계층 청년에 '새 삶' 찾아줘…“작곡가 꿈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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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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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는 지난해 10월 취약계층 청년 금융 자립을 위해 사회연대은행과 함께 '두나무 넥스트스테퍼즈-금융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두나무 2021년 고객예치금 이자수익 약 58억원을 투입해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1인당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금융지원 사업에는 1172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다중부채로 생활고를 겪거나 진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 청년들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나무와 사회연대은행은 지원자들의 자립 의지, 신뢰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올 1월 심사 기준에 부합하는 총 465명 청년에게 1차 지원을 완료했다. 작곡가를 꿈꾸는 '자립준비청년' 정우주(27세)씨는 이번 사업을 통해 남아있던 개인의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 '새 삶'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낸 빚이 마음의 큰 짐이었다고.

▲보호 시설 퇴소 후 처음으로 얻은 집이 천변에 있는 반지하였다.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 역류로 침수가 쉽게 되는 집이었다. (침수로 인해) 가구를 새로 사야 했고, 생활비도 부족해 처음으로 500만원 정도 빚을 냈다.

그런데 그 다음 해엔 살던 집에 불이 나버렸다. 사고 이후 수습하느라 빚을 꾸준히 갚아 나갈 여력이 없었다. 친구 집에 얹혀 살기도 했고, 부족한 생활비로 인해 조금씩 대출을 더 받게 됐다. 아르바이트만 하다 보니 신용이 부족해 은행에서는 대출이 어려웠고, 도움 받을 곳이 없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빚이 약 3000만원까지 늘어나게 됐다.

-빚을 갚아 나간 과정은 어땠나.

▲작곡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음악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빚을 갚기 위해 노력했지만 3개월쯤 연체가 됐을 땐 빚 독촉이 너무 심해 심리적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돈이 없어서) 라면도 사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워크아웃(채무 조정)을 받아서 당장의 빚독촉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200만원 정도의 채무를 조정 받았고, 정말 수입이 부족할 땐 상환유예신청을 하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갔고, 청년희망적금으로도 돈을 모아 4~5년간 상당 부분의 빚을 갚아 나갔다.

두나무 넥스트스테퍼즈에 지원하기 직전에는 적금 만기로 약 1000만원 정도의 빚을 한꺼번에 갚았지만, 여전히 남은 400만원의 대출금은 걱정으로 남아있었다. 빚을 갚아갈 때마다 음악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지 매 순간 고민이었다. 그런데 넥스트스테퍼즈 덕분에 그 굴레에서 벗어났고, 꿈을 위해 노력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다.

-이번 사업이 삶에 어떤 영향은.

▲남아있던 400만원 대출금의 상환일이 다가와 또다시 대출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남아있던) 모든 부채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그 순간 '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저에게 도움을 주신 두나무와 사회연대은행분들이 키다리 아저씨처럼 느껴졌다.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빚을 해결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은.

▲다달이 나가던 이자나 원금을 저축해 해외여행을 꼭 한번 가보고 싶다. 내 삶의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요즘 느끼는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앞으론 지속적으로 신용 점수를 관리하고, 저축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계획하는 등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지원 사업을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두나무 넥스트스테퍼즈는 '실질적 도움', 한마디로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 여타 지원 사업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는 안 좋은 시선도 많지만,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다. 이젠 제가 성공적으로 자립해서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부정적인 감정에 갇혀 있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죽으란 법은 없고, 헤쳐 나갈 길은 있다는 것을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

정우주 청년은 이번 사업을 통해 개인 부채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신용점수가 60점이나 향상되는 등 금융 생활에도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두나무 넥스트스테퍼즈 '금융지원' 사업은 금전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사회연대은행과 공동 개발한 온·오프라인 금융교육의 혜택도 제공한다. 부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립적인 금융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 자산형성지원 사업은 오는 4월 2일까지 모집을 마감한다. 금융지원사업은 올 7월 중 2차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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