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동산 부진, 경기악화에 감세...'20조 세수 펑크' 우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3.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기부진과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악화, 감세 정책 등으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세수펑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1∼2월 세수가 전년동기대비 16조원 가량 줄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남은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이 유입돼도 연간 세수는 정부 세입예산보다 20조원 넘게 부족해진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부가가치세 등 감소로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 총 400조5000억원을 전제하고 세입예산을 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395조9000억원) 4조6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2월까지 세수가 15조7000억원 감소해 3월 이후 지난해와 똑같이 세금을 걷어도 올해 세수는 세입예산보다 20조3000억원 줄어들게 된다.

올해 세입예산 대비 국세수입을 나타내는 진도율도 2월 13.5%로 최근 5년 평균 2월(16.9%)보다 3.4%p 낮았다.

올해 정부는 2019년 이후 4년 만의 세수결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2019년 세입예산은 294조8000억원이었는데 결산상 국세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이 덜 걷혔다. 2010년 이후 세수결손이 발생한 것은 2012년, 2013년, 2014년, 2019년 네 차례다.

1∼2월 세수가 작년보다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자산세수 감소다. 3월 이후 세수도 작년보다 더 줄어들 여지가 크다.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증권거래세와 양도세 등이 5조원 이상 줄었다.

1∼2월 양도세수에 영향을 미친 지난해 11∼12월 주택매매량은 전년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3월 세수에 영향을 미칠 1월 주택거래량도 40% 가량 줄어 양도세 감소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증시가 다소 회복되면서 주식 거래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K칩스법'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기업에 파격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기에 법인세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 말부터 경기가 내리막길이어서 국내 대기업 4분기 영업이익은 70%가량 급감했다.

주택가격이 내려가면서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보유세도 줄어든다. 정부의 공제·세율 조정과 2주택 중과 해제 등 효과까지 겹치면서 종합부동산세 세수도 수조 원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세수는 기저효과와 경기 하강으로 작년보다 줄겠지만,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난다면 1분기 감소 폭을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하반기 세수가 많이 증가하지 않고 자산세·법인세수 등 감소 영향이 커진다면 세입예산 대비 '세수펑크' 규모는 20조원대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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