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 전세
시세 10억~11억…가족 간 거래 가능성 높아
강남 입주 폭탄에 전세가율 40% 붕괴 코앞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왼쪽)와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모습. 신혜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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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고금리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규모 입주 물량이 겹치며 서울 내에서도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전세가율(매매값 대비 전셋값)이 20%에도 못 미치는 거래가 이뤄져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체결된 전세 계약에 업계에선 ‘가족 간 거래’라는 추측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4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 최고가 18억3000만원 대비 약 78%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 2월부터 인근 대규모(3375가구) 단지인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입주가 시작되며 강남권 전셋값 하락세를 개포동 일대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낮다.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의 전세 시세는 10억원~11억원 후반대로 형성돼 있다. 동일 면적이 같은달 15일 10억원, 4일 9억9000만원에 계약됐다. 전용 84㎡ 매매 시세가 24억원 초반대~28억원이고, 지난 2월 중순께 25억2000만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전세가율이 약 16%인 셈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이 같은 거래금액에 ‘가족 또는 지인 간 거래’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개포동 중개업소는 관계자는 “100% 가족 사이 거래이거나 지인 간 거래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선 나올 수가 없는 가격이다”고 단언했다.
올해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 지역에서도 전셋값 하락세가 가속화되자 이를 틈타 체결된 증여성 거래라는 해석이다. 강남권 일대에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를 시작으로 6월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 11월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에 입주 물량 집중으로 인한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돼 전셋값 하락세는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 각종 부동산 지표들도 강남의 전셋값 하락세를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41.6%로 40%를 간신히 웃돌고 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였다. 1년 새 강남구 집값이 4.79% 떨어지는 동안 전셋값은 17.91% 급락함에 따라 전세가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달 강남구의 3.3㎡당 평균전세가격이 약 3411만원으로 지난 1월(약 3700만원) 대비 7.8% 떨어져 서울 내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전국 아파트 평균전세가격 1위 자리도 강남구에서 서초구(약 3486만원)로 바뀌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며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구는 지금과 같은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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