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취재진과 만나 “피해자·상처 받은 모든 분 억울한 마음 풀어드리고 싶다. 늦게 와 진심으로 사죄” 고개 숙여
31일 5·18 단체와 공식 만남 앞두고 휴식 취할 예정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27)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호텔 앞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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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지난 29일 석방돼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하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7시55분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다. 전날 오전 6시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체포된 뒤 38시간 만이었다.
경찰은 전씨 체포 당일 간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일단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가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30일 0시40분쯤 SBS 제작진 차량을 타고 광주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27)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호텔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호텔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전씨는 “(광주는) 태어나서 처음 와보고,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라며 “많은 분이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광주 첫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의미 있는 기회이자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 피해자 분들, 상처 받으신 모든 분의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전씨는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면서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그는 “5·18 단체와 31일 공식적인 만남을 할 예정인데 그 전에 (5·18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가지려고 생각 중”이라고도 했다.
전씨는 이날 하루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날인 31일 5·18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마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왼쪽에서 세번째·27)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석방되면서 전태일 열사의 동생 태삼(〃 네번째)씨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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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씨 석방 현장에는 5·18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그와 만났다.
이남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시지부장은 전씨에게 박수와 함께 “용기 있는 결정에 5·18 피해자들은 높게 평가한다”면서 “5·18 부상자회·유공자회·유족회를 대표해서 격하게 환영하고 당당한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태삼(전두환심판국민행동 상임고문)씨도 함께 현장에 나와 전씨의 손을 잡고서 “지나간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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