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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간판 바꾸고 체험형 매장으로 변신하는 ‘삼성스토어’... 불황에도 가전 양판 선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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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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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성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고 전문성 있는 직원들이 설명해주는 게 장점입니다.”

지난 20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청담점 2층에는 10여명의 방문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었다. 한 방문객은 진열돼 있는 갤럭시S22와 버즈를 들어 페어링하고는 ‘삐리릭’하는 연결 신호음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귀에 눌러꽂았다. 다른 방문객은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스마트폰과 TV를 연결한 뒤 채널을 돌려보고 있었다.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3을 든 채 자리에 앉아 모바일 게임을 실행하는 방문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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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토어에 마련된 기기 간 연결성 체험 공간. /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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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기 간 연결성·제품 성능 체험 콘텐츠로 차별화

이달 7일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23년 만에 ‘삼성스토어’로 이름을 바꾼 매장은 가전과 전자기기를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콘텐츠 강화에 신경을 썼다. ‘갤럭시 연결성 체험존’이라는 공간에선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S22, 버즈 무선이어폰 샘플 제품을 방문객이 직접 연결 사용해 볼 수 있다. 매장 2층 한 켠에 집 형태로 꾸며진 ‘스마트싱스’ 존에서는 소파에 앉아 공기청정기, TV, 에어컨 등의 가전 제품을 앱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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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토어 청담점에는 갤럭시S23 울트라의 AP 성능을 고사양 게임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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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제품을 사용해보며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매장 1층에는 갤럭시S23이나 갤럭시Z플립4 등의 제품 화질을 비롯한 성능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시청해 볼 수 있는데, 도시 전경을 담은 장면과 함께 사운드바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화질과 음향 기능을 동시에 확인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칩셋(AP) 성능을 체감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갤럭시S23에 부착돼 있는 컨트롤러 모양의 액세서리로 고사양의 게임을 직접 실행해보는 있는데, 기록을 세우면 게시판에 방문객 이름을 기재해주는 행사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삼성스토어를 방문한 류모(50)씨는 “제품의 기능은 물론이고 웨어러블 제품이나 무선 이어폰을 많이 쓰는 만큼 제품 간 연결성도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전문성 있는 직원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게 이 매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전유통 업계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가 줄어든 데다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제공 가능한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도 2020년부터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를 운영 중인데, 게임기와 주변 기기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게 한다. 전자랜드도 2017년부터 체험형 매장인 ‘파워센터’를 열어 운영 중이다. 건강가전 존에서는 안마의자를, 대형가전 존에서는 프리미엄 TV 등을 직접 시청해 볼 수 있는 식이다.

◆ 삼성스토어, 롯데하이마트 제치고 가전유통 선두 차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스토어는 지난해 가전업게 불황에도 가전유통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약 3조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기존 1위였던 롯데하이마트(3조3368억원)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17년부터 3년간 4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21년 매출이 3조8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

반면 삼성스토어는 2018~2019년에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다 2020년 역대 최고 매출(3조2977억원)을 달성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를 비롯한 전자기기 판매가 삼성스토어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 간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여러 제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노트북 ‘갤럭시 북3′와 스마트폰 ‘갤럭시S23′을 연결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노트북의 키보드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다. 최근엔 가전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여러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소비자들이 편의성을 체감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제품군에는 인공지능(AI)과 제품 간 연결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이 적용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의 본래 기능을 뛰어넘는 편의성을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추세로 지난 10년간 종합 가전 판매점이 성장해 온 것처럼 이제는 단일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이 성장할 차례가 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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