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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실망감 녹인 기대감…야구장에 돌아온 봄 ‘포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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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 결산

경향신문

프로야구 KIA 팬들이 지난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시범경기 NC전에서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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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WBC 1라운드 광탈’ 우물 안 개구리 현실 마주했던 한국야구
방역 완화·따뜻한 날씨 영향…관중 16만8050명 찾아 ‘예상 밖 선전’
내달 1일 정규시즌 개막…리그 내실화·경쟁력 업그레이드 등 ‘숙제’

지난 3월 초중순 한국 야구계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1라운드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승리해야 했던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패한 데 이어 ‘숙명의 라이벌’ 한·일전에서는 4-13로 대패했다. 나머지 체코, 중국전에서는 승리했지만 결국 1라운드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손에 들고 말았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한국 야구의 위치를 세계무대에서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 대회였다. 팬들의 실망감도 적지 않게 컸다. 4월1일 개막하는 2023 프로야구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성난 팬심을 볼 수 없었다. 지난 13일 시작해 28일 끝난 시범경기에서는 16만8050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특히 유료로 진행된 주말 경기에서는 10경기 동안 총 5만3577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5000명이 넘는 팬들이 돈내고 시범경기를 ‘직관’했다. 19일 삼성과 KT의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8443명의 야구팬이 찾아 관중석을 메웠다. 지난해 정규시즌 평균 관중이 8439명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시범경기 관중 수는 ‘WBC 참사’에도 예상을 깬 많은 수치다. 야구 현장 관계자들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긴 힘들지만 각 구단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우선 날씨 영향이 컸다.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2월부터 포근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3월 내내 주말 나들이객들도 늘어났다.

주말에 열리는 시범경기는 유료로 진행되지만 입장료는 최대 5000원 정도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야구장 나들이는 주말 외출을 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즐길거리였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사라진 영향도 적지 않다. 올해 프로야구는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 처음으로 안심하고 야구장을 찾을 수 있는 시즌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시즌 초까지는 경기장 내 취식과 육성 응원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 여파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5경기가 매진을 기록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거리 두기가 더 완화된 데 이어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야구팬들은 시범경기 동안 따뜻한 야구장에서 마음껏 소리지르며 응원을 펼쳤다.

이런 팬들의 관심 속에 달라진 야구 판도는 팬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

지난 세 시즌 연속 꼴찌였던 한화가 시범경기 동안 공수에서 달라진 플레이로 1위에 올랐다. 삼성도 전력 약세라는 예상을 깨고 2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전력평준화 가능성을 알렸다. 최고 스타 이정후·안우진(이상 키움)이 변함없는 실력을 보였고, 문동주·김서현(이상 한화) 등의 젊은피 새 얼굴도 가능성을 보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제 KBO리그는 시범경기에서의 팬몰이를 4월1일부터 시작되는 정규시즌까지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찾아온 야구팬들이 돌아서지 않게 리그의 내실화와 경쟁력 업그레이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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