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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삼성 배후수요·저렴한 분양가에도 ‘갸우뚱’... 바로 옆 ‘탄약고’ 이전은 아직[고덕자이 센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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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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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고덕자이 센트로 공사현장. /오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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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예정 버스 없음’

용산역에서 무궁화호로 한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평택역.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인 서정리역에 내려 ‘고덕자이 센트로’로 가는 버스정류장에 서자 이 같은 안내문구가 나왔다. 대체 가능한 마을버스 번호가 6개는 더 나왔지만 15분을 기다려도 도착 예정 시간은 뜨지 않았다. 도착까지 30분 이상 남은 한 버스 노선을 검색하자 ‘배차 간격이 긴 노선’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고덕자이 센트로로 가는 길은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보다 차라리 걸어가는게 빨라 보였다. 버스를 타도 10분 이상 다시 걸어야했기 때문이다. 서정리역에서 고덕자이 센트로까지는 도보로 20분이 걸렸다.

고덕자이 센트로는 GS건설이 지난 28일부터 1순위 청약 일정에 돌입한 곳이다. 2025년 8월 입주 예정이다. 브랜드 아파트에 인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수요, 저렴한 분양가 등으로 평택에서도 시장의 기대가 높은 곳이다.

실제로 방문한 고덕자이센트로는 평택 북동쪽에 위치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는 꽤 거리가 있었다. 걸어서 50분 거리로 도보권에는 해당되지 않고, 버스를 타도 40분 가량 걸렸다. 차로 운전해서 다닌다면 평일 낮시간 기준으로 6분, 출퇴근 시간에도 10분이면 도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근방은 삼성전자 근처일수록 입지가 좋고 집값이 높은 것은 맞지만 (삼성전자)인근에 부지가 많지 않아 이 거리만 돼도 충분히 괜찮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평택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청약이 가능하지만 수도권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정리역에서 수원역까지는 1호선으로 30분 남짓이지만 바로 옆 평택역에서 서울역까지는 무궁화호를 타고 1시간이 걸린다. 강남권인 수서역까지는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평택지제역에서 SRT를 타고 20분만에 갈 수 있지만, 고덕자이 센트로에서 평택지제역까지도 25분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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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자이 센트로 공사현장에서 보이는 상가 밀집지역. /오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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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파라곤, 제일풍경채, 신동아파밀리에 등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이미 들어선 탓에 상가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이미 갖추고 있었다. 서정리역 2번출구 앞쪽으로 들어선 상가에는 미용실과 식당, 카페, 헬스장 등 대부분 필요한 편의시설이 들어와 있었다. 다만 시공사에서 갖춰져 있다는 홈플러스, 롯데시네마, CGV 등의 시설은 평택지제역 인근에 흩어져 있어 도보로 이용하기엔 어려웠다.

경찰서나 학교 등 공공기관도 아직 부족하다. 고덕자이 센트로 바로 맞은편에 평택북부경찰서 부지가 있지만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경찰서는 2023년 10월 완공될 계획이다.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종덕초등학교는 단지에서 큰 사거리를 두 번 건너 15분 이상 걸어야한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학교 부지는 많이 있는데 신도시의 경우 학교가 쉽게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입주한다면 종암초등학교를 배정받게 될 것”이라며 “평택고덕국제학교(가칭)는 2026년 개교가 목표기 때문에 아직 멀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가장 큰 이슈는 인근의 미7공군사령부와 51전투비행단을 지원하는 ‘알파탄약고’다. 직선 850m 거리로, 도보로는 13분이 걸렸다. 이 탄약고는 28만㎡ 규모의 주한미군 시설로, 전투기와 폭격기 부품을 비롯해 탄약과 폭탄, 미사일 등을 보관 중이다. 2002년 전국의 미군기지를 통폐합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2008년까지 이전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주한미군 측이 반환 시기를 미뤄오면서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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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탄약고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보이는 서정리역 일대 아파트들. /오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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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고덕자이 센트로와 알파탄약고 사이에는 개발예정 택지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허허벌판에 관리 안 된 잡초들이 무성했다. 이들 부지는 탄약고 이전이 미뤄지면서 개발도 미뤄진 땅이다. 평택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탄약고 부지 일부를 공원화해 기부채납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진전된 바는 없다.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탄약고 이전은 시기의 문제지 안 될 가능성은 없다”며 “탄약고 이전이 불가능했다면 시에서 거기에 아파트를 지으라고 승인해 줬겠느냐”고 반문했다.

인근의 이들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아 단지 청약을 추천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월등하게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고덕자이 센트로 분양가는 모든 층이 5억원을 넘지 않는다. 최저 4억4571만원에서 최고 4억9576만원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됐다. 현재 평택 고덕신도시의 전용면적 84㎡ 기준 시세는 6억원대 초반이다.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탄약고나 인근 시세는 분양에 크게 지장을 줄 것 같지 않은데, 평택의 메인 입지라고 볼 수 있는 평택지제역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분양가가 저렴한 가장 큰 이유”라며 “삼성전자와도 거리가 꽤 되고 오히려 송탄이랑 가깝기 때문에 평택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여기도 평택이라고 할 수 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은선 기자(on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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