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독범행에 무게…"아내 잃고 홀로 세자녀 키우며 힘들어해"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이슬람교 이스마일파 센터 |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이슬람교 이스마일파 센터에서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 2명이 숨지고 남성 1명이 크게 다쳤다고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께 현장에 출동했고 커다란 칼을 들고 있는 용의자에게 흉기를 버리라고 했으나, 용의자가 이를 듣지 않고 경찰을 향해 돌진하자 총을 쏴서 제압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용의자는 이스마일파 센터에서 포르투갈어를 배우고, 음식을 받아 가는 등 도움을 받아온 난민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이들은 센터에서 용의자에게 포르투갈어를 가르치는 교사(40)와 용의자와 수업을 함께 듣는 동급생(20)이었다.
조세 루이스 카르네이로 내무부 장관은 용의자가 지중해 국가로 쏠리는 난민을 유럽연합(EU) 회원국끼리 분담 수용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포르투갈에 들어온 청년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그리스 난민촌에서 아내를 잃었고, 아내가 숨지고 나서 슬하에 있는 4세, 7세, 9세 자녀를 홀로 키워왔다.
카르네이로 장관은 용의자를 둘러싼 이러한 환경이 "단독행동이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라고 설명하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정황은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사정 당국의 감시를 받는 인물이 아니었으며, 포르투갈에서 "꽤 조용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카르네이로 장관이 전했다.
오메르 타에리 포르투갈 아프간 커뮤니티협회 회장은 CNN 포르투갈과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지난해 포르투갈에 입국했으며 아내와의 사별로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용의자가 일자리를 구하면 아이들을 어디에 맡길지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앞서 취재진에게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며 범행 동기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마일파는 이슬람 시아파의 분파로 파키스탄과 같은 나라에서 극단주의 단체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스마일파 이맘 카림 아가 칸은 포르투갈 시민권을 따기 한 해 전인 1998년 리스본에 이스마일파 센터를 세웠고, 2015년 리스본에 이스마일파 세계 본부를 마련했다.
AFP에 따르면 인구가 1천만명 수준인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이스마일파는 8천여명으로, 아프리카 내전을 피해 모잠비크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포르투갈에서 종교를 겨냥한 공격은 흔치 않은 편이다. 마지막 공격은 1983년 아르메니아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리스본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자살 공격으로 2명을 숨지게 만든 사건이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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