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대한축구협회, 승부조작 48명 등 축구인 100명 사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대한축구협회가 28일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48명 등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을 단행했다./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프로축구에서 승부 조작을 했던 선수들에게 사면이 내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구체적인 사면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면 대상엔 2011년 당시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최성국, 권집, 염동균 등 48명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프로축구에서 선수는 물론 구단 행정직으로도 일할 수 없는 징계를 받았지만, 이번 사면으로 감독이나 코치 등 지도자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승부조작에 형사 범죄까지 저지른 K씨와 승부조작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D씨 등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승부조작은 조직폭력배와 전주(錢主)들이 거액의 배당금을 노리고 기획된 사태였다. 전·현직 선수들이 브로커로 나서 학교나 팀의 선·후배를 끌어들여 승패를 조작해 달라 요청했다. 선수들과 감독은 조폭과 전주들 지시에 따라 움직였고, 그렇게 조작된 승패로 리그가 운영됐다.

프로축구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사태였다. 당시 검찰로부터 기소된 사람만 해도 9개 구단의 53명이었다. 국내 등록선수(외국인 제외) 621명 중 8.5%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한 팀은 기소된 선수가 너무 많아 11명을 경기에 내보내지 못했고, 골키퍼가 적발된 어떤 구단은 공격수에게 골문을 맡기기도 했다.

협회는 “축구계 화합, 새 출발을 위한 의견을 반영했다”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이번 사면으로 인해 승부조작에 대한 협회의 기본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모든 경기에서 승부조작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충분히 외부 여론을 들어보지 않은 채 자기들끼리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조차 다 축구계 선후배들인 구조라 ‘온정주의’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영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