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운데)가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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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을 만나 직접 사죄하기 위해 귀국한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27)가 마약 투약 혐의로 28일 입국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2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 씨가 이날 오전 6시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 도착하자 법원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전 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조사하던 경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전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전 씨는 전날 0시경(현지 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86편을 타고 이날 오전 5시 54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진회색 정장에 남색 넥타이를 맨 전 씨는 수갑을 찬 채 경찰에 이끌려 오전 6시 51분경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분가량 취재진의 질문에 응한 전 씨는 연신 고개를 숙인 채 “저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저의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들의 삶이 소중하기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수사 받고 나와 빨리 5·18 단체 유족, 피해자들에게 사과 드리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찰은 전 씨를 곧바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이송했다. 경찰은 법원이 발부한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전 씨의 모발과 소변 등을 채취해 마약 투약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전 씨는 체포 직후 취재진에게 “(유튜브) 방송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다 보여드렸다. 미국에서 마약을 사용한 병원 기록도 다 있다”며 사실상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다. 전 씨는 앞서 미국에 체류 중이던 16일(현지 시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마약 추정 물질을 복용하는 영상을 올린 적 있다. 마약 범죄는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합법국가에서 투약했더라도 국내에서 처벌을 받는다.
전 씨가 체포되면서 이날 전 씨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및 유족 간 만남도 무산됐다. 전 씨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에게 사죄하기 위해 입국 직후 광주에 있는 5·18기념문화센터 등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이에 5·18 관련 단체들은 전 씨의 광주 방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전 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광주 방문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전 씨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통해 마약을 투약했다고 지목한 지인 중 국내에 거주하는 2명을 불러 조사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나머지 인물들은 국내에 입국하면 추후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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