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전두환 손자 입국 직후 체포... “마약투약 인정, 태어나서 죄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짧게 언론 질의 후 마약수사대 건물로 향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28일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붙잡혔다. 수갑을 찬 채 양 옆 경찰관의 인계를 받고 등장한 그는 “저 같은 죄인이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수사에 최대한 열심히 협조하고, 수사받은 뒤 빨리 5·18 유가족 피해자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6시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정씨에 대해 즉각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내사(입건 전 조사)하던 중, 그의 입국 사실을 접하고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족과 친구들의 비자금 조성, 마약 투약 등을 폭로해오던 전씨는 먼저 경찰 수사부터 받게 됐다. 그는 체포 직후 “마음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축복 받은 것 같다.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오전 6시 50분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취재진 앞에 선 전씨는 5·18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죄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약 투약을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인스타그램) 방송을 통해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다 보여드렸다”며 “미국 병원에도 제가 마약을 사용한 기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들은 저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아끼거나, 또는 한국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아예 연락이 없거나 그 중 하나였다”고도 했다.

전씨는 지난 13일부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숨겨진 비자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해왔다. 폭로 대상에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씨를 비롯해 전 전 대통령의 아내인 이순자 여사, 전 전 대통령의 삼남인 전재만씨 등이 포함됐다.

조선일보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경찰에 체포된 뒤 취재진으로부터 질의를 받고 있다./박진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5·18은 폭동이었고 우리 가족이 피해자라는 교육을 받았다”며 “제 가족의 죄가 너무 컸다”는 등의 주장도 이어갔다. 폭로가 이어지자 전재용씨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우울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매주 안부를 묻고 잘 지내다가 13일부터 갑자기 돌변했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전씨는 지난 17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자수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폭로의 진정성을 증명하겠다”며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복용한 뒤 환각 증세를 보이다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난 26일 인스타그램에 “5·18 유가족과 정신적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입국 사실을 밝혔고, 실제 5·18 기념재단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씨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건물로 이송해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하고, 주변 지인들의 마약 투약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박진성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