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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사법농단 방어했나···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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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사법농단 방어했나···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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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전시관에 법관의 독립성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 조항이 전시돼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법원 법원전시관에 법관의 독립성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 조항이 전시돼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017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건이 촉발됐을 때 의혹의 진원지였던 법원행정처를 방어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에 반발해 사표를 낸 이탄희 당시 판사(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연락해 사표를 내지 말라고 설득하고 다른 자리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권유했다.

이 의원은 법원행정처 심의관 발령을 받은 뒤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 축소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자 ‘위법한 지시에 응할 수 없다’며 사표를 냈다. 그런 이 의원에게 김 후보자가 “(법원의) 주인은 계속 바뀐다”“우리는 직업인이고 프로들이다” 등의 언급을 하며 사표를 만류했다는 것이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인사총괄심의관실 관계자들도 이 의원에게 연락해 사표를 만류하던 상황이었다.

이 일로 김 후보자는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서면·대면조사를 받았다. 진상조사위는 “우수한 동료법관의 사직을 만류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건을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 내에선 “사표낸 게 알려지면 파문이 커질까봐 회유를 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가 법관 독립을 해쳤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수사기관으로부터 단 한번도 연락을 받거나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경향신문에 밝혔다. 2017년 당시 이 판사와 나눈 대화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선 법원에서 근무하는 독립된 재판기관인 판사가 법원행정처에 보고를 하다니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이 의원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 ‘그럴리가 없다. 그게 말이 되느냐’면서 만류하고,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관계자에게 전화해 항의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불과 지난달까지 법원행정처 차장이던 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 ‘관료화 타파’라는 사법개혁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대법원장이 말한 개혁 취지와 맞지 않는다. 왜 이런 인사를 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보은 인사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법원노조, “사법정책연구원 재직 시 법인카드 유용 제보 받아”
김형두 후보자, “그런 적 없다”


법원노조는 이날 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법원노조는 김 후보자가 2015~2017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있을 때 일주일에 한두차례씩 법인카드로 음식을 산 다음 집으로 가져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법원노조는 “공적 업무를 지급된 업무추진비·특정업무경비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게 사실이라면 김 후보자는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실이 법원행정처에 법인카드 사용처 등 상세 내역을 요구했지만 법원행정처는 “보존기간 5년이 지나 폐기했다”며 상세 내역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법원노조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있던 2021~2023년 업무추진비·특정업무경비 카드로 총 8655만원을 사용했다. 상세 내역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행하는 법 행정활동’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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