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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강철 kt 감독은 왜? 배정대 부상에 더 크게 좌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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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두 명이 한꺼번에 빠졌을 때도 이 정도로 절망하지는 않았다.

불펜의 핵심인 김민수와 주권이 부상으로 두 달 가까운 공백을 겪게 됐지만 그 때만 해도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부상을 결이 다르다. 중견수 배정대 부상은 좀처럼 만회가 어려운 주축 중의 주축 선수의 이탈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배정대가 손등 골절로 6주 정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kt 위즈 배정대(28)가 부상으로 4년 연속 전경기 출장이 무산됐다.

kt는 27일 “배정대가 왼쪽 손등 부분 골절 진단을 받았다”며 “회복까지 5~6주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정대는 전날(26일) SSG 랜더스전에서 6회 상대 투수 이건욱의 공에 왼손을 맞았다. 교체 후 검진 결과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당연히 2023시즌 개막 엔트리에는 합류하지 못한다.

골절상이 치료된 뒤에도 실전 감각을 익히려면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정대는 강철 체력을 뽐내 온 KT 주축 타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0.266, 6홈런 56타점 64득점 19도루였다.

특히 끝내기 상황 등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한 방씩을 터트리며 팀 공격에 없어선 안 될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수비다. 배정대는 폭넓은 수비 범위를 지닌 kt 외야 수비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kt 외야는 수비 능력이 빼어난 선수가 부족하다. 우익수 조용호도 좌익수 알포드도 수비 범위가 넓지 못하다.

빠른 발과 센스를 지닌 배정대가 중견수로 중심을 잡아줘야 그나마 외야 수비가 굴러갈 수 있다.

배정대가 최근 3년 연속 전 경기에 출장한 것도 그를 빼면 대안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외야 수비에 공백이 너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배정대를 함부로 뺄 수 없었다.

게다가 올 시즌엔 강백호가 다시 외야수로 나서기로 했다. 강백호 역시 외야 수비가 빼어나다고 말할 수 없는 선수다. 배정대의 도움마저 받지 못한다면 수비 범위가 덥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강철 kt 감독이 더 크게 좌절을 한 이유다.

김민혁 등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배정대의 수비 범위를 대신 커버해줄 선수는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LG를 시작으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야의 작은 틈 하나가 한 베이스, 나아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상대는 작은 틈이라도 노리는 야구를 하는데 외야 수비가 전체적으로 흔들려 버리면 크나큰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배정대 공백이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빠진 것 이상의 아픔인 이유다.

kt는 배정대가 없는 외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딱히 떠오르는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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