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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막판 엔트리 경쟁, 감독 의도를 파악하라[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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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 닷새 앞으로
10개구단 주축 구성 사실상 끝
남은 1~2자리 놓고 젊은피 각축
성과보다 흐름읽는 능력 더 중요

스포츠서울

두산 이승엽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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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개막이 코앞이다. 준비기간은 단 나흘(27일 포함). 10개구단 사령탑은 개괄적인 구상을 마친 상태로, 1군 엔트리 마지막 한자리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선수 입장에서는 턱걸이여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시즌 시작을 1군에서 맞이하느냐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포함 단 두 경기에서 ‘1군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는 그 가능성이 삼진을 잡거나 안타·홈런 등의 퍼포먼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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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감독이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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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팀이든 주축 선수는 구성을 마친 상태다. 부상으로 늦게 합류하는 선수도 있지만, 주축이라는 존재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마운드도 선발 다섯자리와 필승조 두세 명, 마무리투수 등 9명은 사실상 확정이다.

야수 베스트 10에 백업포수 1명, 투수 9명을 합하면 벌써 20명. 내외야 백업 두 명에, 롱릴리프, 추격조, 원포인트 릴리프 등을 더하면 28명이 된다. 1군 엔트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힘들다는 의미다.

그 어려운 자리를 신인급에 내어주는 건,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다. 당장 안타 1개 삼진 1개도 중요하지만, 1군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흐름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훨씬 중요하다. 특히 대수비, 대주자, 릴리프 등으로 기회를 얻는 선수는 ‘상황에 맞는 플레이’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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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이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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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개인 스포츠이면서 팀 스포츠인 독특한 특성이 있다. 개인 기량이 월등해도 팀에 녹아들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경기 막판 승부처 때 일부러 젊은 선수를 기용하는 건, 얼마나 냉철하고 대담하게 움직이는지를 보기 위해서다. 공격적인 플레이와 무모한 플레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인데, 이 차이를 알고 뛰는 선수에게 1군 지위를 허락한다.

이런 점에서 올해 시범경기는 눈에 띄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9회말, 1점 차 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나간 선수가 후속타자의 볼넷과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뒤 귀환하지 못한 장면도 더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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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수베로 감독이 25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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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이고, 하위타순이면 안타로 득점할 확률은 낮다고 봐야한다. 무사 1루가 1,2루로 바뀐 뒤 벤치가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를 버리는 수를 뒀다면, 최소 동점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동료의 희생으로 3루에 도달한 대주자는 어느 때보다 냉철한 판단으로 득점에 도전해야 한다.

빗맞은 팝 플라이일 때, 야수의 위치는 어디인지, 포구자세는 어떤지, 해당 야수의 송구능력은 어느정도인지 등을 고려해 빠르게 태그업을 준비하는 게 정석이다. 득점하려는 의욕이 앞서 태그업하는 타이밍이 늦으면, 아웃카운트도 흐름도 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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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25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와 경기에 앞서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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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도 마찬가지. 1점 차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르면, 일단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타자가 배트를 내밀게 하는 게 첫 번째 임무인데, 안타나 홈런을 허용하기 싫어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면 경기가 꼬이기 마련이다. 시범경기여서 승패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승부처의 중압감을 얼마나 이겨내는지, 점수차나 타자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지가 승패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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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연(왼쪽)이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와의 시범경기 3회초 KT 선발 엄상백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고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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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는 능력이 빼어난 젊은 선수가 많다. 그런데 이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탓에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보여주기 위한 야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진심으로 땀을 흘렸다면,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할 여유가 생기기 마련이다.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1군 엔트리 마지막 한자리를 차지할 ‘젊은 피’가 도드라지지 않는 것은 준비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

사령탑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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