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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시리아 주둔 미군, 親이란 세력 시설 보복 공습 1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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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 긴장감 고조

미국인 1명 숨지고 장병 5명 다친

지난 23일 드론 공격에 대한 응수

F-15 전투기 출격 3개 지역 공격

바이든 “국민보호 위해 강력 대응”

미국·이란 갈등 심화… 확전 우려

시리아 주둔 미군 부대가 이란제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국인 1명이 숨지자 미국이 보복 공습으로 즉각 대응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자국민 보호를 위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AFP통신 등은 25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부의 이란 연계 군사시설에 대한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가 시리아 군인 3명, 이란 지원을 받는 민병대원 16명 등 19명으로 늘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보도했다.

세계일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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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 정예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조직이 사용하는 시리아 동부 시설물에 대한 정밀 타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F-15 전투기를 출격시켜 데이르에즈조르 인근 3개 지역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공습은 우리 요원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확전 위험을 막기 위해 비례적이고 신중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보복 공습은 23일 시리아 북동부 하사카의 연합군 기지 시설물이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국인 계약업자 1명이 숨지고 미군 장병 등 5명이 다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잔당 퇴치 등을 위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약 9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은 기지 타격에 쓰인 드론이 이란제라고 보고 미국이 지정한 테러 단체인 IRGC 연계 단체 시설을 목표물로 삼았다.

미·캐나다 정상회담 참석 차 캐나다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우리 시민 한 명이 비극적인 사망을 했다”며 “우리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하게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의 보복 공습 몇 시간 뒤 시리아 북동부의 연합군 기지를 향해 10발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미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부상 장병이나 시설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로켓 한 발이 민가에 떨어져 여성 2명과 어린이 2명이 가볍게 다쳤다고 AFP는 전했다.

25일 날이 밝으면서 시리아 동부 지역은 평온을 되찾았으나 전운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은 “우리는 시리아 내 우리 군대가 표적이 되면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호전적인 성명을 냈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찰스 리스터는 “이란의 후원을 받는 그룹들은 미군 주둔지를 향해 ‘거의 조율된 공격’을 감행해 본색을 드러냈고, 미군의 억지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더 단호하게 반격할지, 아니면 미군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이 이뤄지도록 놔둘지 정치적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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