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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제2금융권 부동산PF 부실증가…"올 상반기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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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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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우건설이 울산의 한 주상복합 분양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들이 시행사에 연대보증을 선 금액은 440억원.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이 줄고 있어 공사비를 못 받아 입는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대출·보증 등 위험노출액)가 사상 최대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늘린 비은행 금융회사의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 시행사나 시공사의 일시적 부실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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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 115.5조원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 규모로 대출이 91조2000억원, 유동화증권 채무보증이 24조3000억원을 차지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확대된 이유는 주택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2018년부터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2017년말 부동산PF 익스포저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업권별 익스포저를 지수로 환산한 결과 여전사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로 집계됐다. 5년전과 비교해 익스포저가 각각 4.3배, 2.5배, 3배, 1.7배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연체율도 상승했다.

증권사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3.7%에서 지난해 9월말 8.2%로 확대됐다.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2%에서 2.4%, 여전사 0.5%에서 1.1%, 보험사는 0.1%에서 0.4%로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될수록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면서 PF대출의 상환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며 "특히 부동산 PF 비중이 많은 보험사, 증권사, 여전사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보험사가 38.1%(4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가 24.7%, 여전사가 23.6%, 저축은행이 9.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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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올 상반기가 고비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가 고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안정보고서를 보면 건설사 등이 올해 상반기까지 갚아야 할 유동화증권 만기는 34조원, 이 가운데 1분기 에만 약 20조원이 몰려 있다.

신용평가사와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만기가 예정된 부동산 PF가운데 약 30%는 담보없이 자금을 조달한 브릿지론으로 추정한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의 초기자금(땅 매입작업)을 조달하기 위한 자금을 말한다.

시행사가 주택개발을 위해 브릿지론을 받았지만, 부동산가치 하락으로 불확실성이 이어져 금융회사가 본PF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부실이 발생한다. 부동산 업계관계자는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행사 상당수가 높은 금리를 감수해서라도 투자자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시공사와 금융회사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시행사가 부도가 날 경우 시공사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부실우려 사업장은 2019년 31조5000억원 규모에서 2022년 55조7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회사들의 직접적인 타격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PF대출과 대출 유동화 증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은행 권의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에 유의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사업장은 원활한 자금을 공급하고, 부실사업장은 시행사, 대주단 등 이해당사자의 손실부담을 조정해, NPL시장 활성화를 통해 신속한 정리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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