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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예계 학폭 논란

"사과는 했지만 연진이는 아냐" 안길호PD→심은우, 재점화된 '학폭'의 정의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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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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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배우 심은우(본명 박소리)가 학폭 의혹에 사과한 이후 '제2의 연진이'로 낙인 찍혔다며 억울함과 속상함을 토로했다. "어린 시절 당연히 모범생은 아니었기에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고 사과도 진심이었다"라고 하면서 학창시절 전체가 학폭 가해자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학폭도 억울한 누군가가 생기지 않기 위해 경중(가볍고 무거운 정도)에 따라 달리봐야 하는가란 논의가 등장했다. 이는 학폭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까지 나아간다. 앞서 연진이를 만든 주역인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안길호 감독이 학폭 인정과 사과로 논란에 휩싸였는데 그의 과거 행동은 기존의 학폭 기준에서 보기에 애매한 점이 있다며 네티즌 사이에서 격한 논쟁을 촉발시켰던 바다.

지난 24일 심은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학폭가해자‘ ’학폭배우’ 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지내는 시간이 2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드라마 ‘더글로리’가 방영된 날 이후 부터는 제2의 연진이라는 꼬리표가 추가로 달렸더군요"라며 "21년 3월 저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었고 이후 그 친구에게 사과를 했습니다"라고 자신이 현재 '제 2의 연진이'라고 불린다고 털어놨다.

이어 "친구가 익명으로 저를 고발한 내용은 올해 기준 17년 전인 중학교 1학년 때 박소리의 주도로 따돌림을 당했다. 학교에서 잘 나가는 일진이였던 박소리와 무리들과 싸운 이후로 지나가다 만나면 욕을 했고 이간질을 하고 친한 친구와 멀어지게 만들고 같이 다니는 무리들의 괴롭힘으로 버스를 못타 2년간 학교에 부모님이 데려다주었고 반에 들어가기도 무서웠고 급식도 제대로 못먹고 학원도 못다니는 등 힘든 시절을 보내다 결국 중학교 3학년때 다른학교로 전학을 가고 그 이후에도 여러번의 전학을 거치며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내며 아버지가 합기도 학원을 보내주시며 가족들도 힘든 날들을 보냈다. 현재 정신과 상담도 받고 있고 여전히 지내는데 지장이 있어 용기내어 얘기한다. 이 글은 절대 지우지 않겠으며 진정한 사과를 바란다. 라는 글 이였습니다"라고 폭로글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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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우는 처음 글을 접했을 때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고 이후 한 친구를 통해 글쓴이가 누구인지 알게돼 글쓴이 언니의 연락처를 받아 언니와 통화를 하게 됐다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상처 받고 지금까지 힘들다는 사람의 말을 내 기억에 없다고 무조건 아니라고 부인하고 무시할게 아니라 먼저 그 친구의 얘기를 직접 들어주는게 맞다고 의심없이 생각하여 바로 연락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드라마 ‘날아올라라나비’ 를 6개월 동안 촬영을 하고 있었다는 심은우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 듯 그럴 일을 본인이 만들었다면 사과를 해야한다고 판단했다며 "그 친구 부모님댁에 찾아뵙고 거듭 사과를 드리고 그 친구의 저는 만나기 싫다는 의사로 피디님과 당시 제 소속사에서 그 친구와 언니를 직접 만나 사과를 하고 저는 당시 제 인스타그램에 공개사과문으로 진심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과를 한 것이 그렇게 학폭 인정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심은우는 자신에 대해 "학창시절 저는 당연하게도 모범생은 아니였습니다 그랬으면 이런 이슈도 없었겠죠"라고 고백한 뒤 하지만 여전히 정확히 어떤 이유로 다른 반이였던 그 친구와 처음 싸우게 되었는지, 그 친구가 전학을 가기 전까지 지속적인 괴롭힌게 나인지 아니면 기억하는 무리들 중 누구인지, 부모님이 2년간 학교에 데려다 주시고 합기도도 다니게 하시고 끝내 3학년때 전학까지 갔는데 왜 우리집에는 그 짧은 전화 한통이 안왔는지, 우리집이 닭집을 하지 않았는데 이 기억은 어떻게 된건지 등 기억이 나지 않고 억울한 부분, 그리고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음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그 친구의 힘든 기억 속에 제가 있다면 정말 사과하는 마음 그때도 진심이였고 여전히 진심입니다"라면서 "하지만 제 학창시절 전체가 학폭 가해자였던걸로 오인되어 현재는 신체적 가해를 무참히 입힌 더 글로리 제2의 연진이 , 연진이같은 사람으로까지 낙인되어버린 것이 너무 속상하고 힘이 듭니다"라고 수많은 악플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은우는 글쓴이가 주장한 사건들이 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이 모범생이 아니었고 그로 인해 의도치 않게 피해자가 있을 수 있기에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학폭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지만 '학창시절 전체가 학폭 가해자'는 아니라며 시선을 달리 봐야한다는 의견이다. 누군가는 심은우가 충분히 억울하다고 느낄 만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학폭에 경중을 따져 연진이인가 아닌가를 나누는 것이 의미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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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안길호 감독의 27년 전 학폭 폭로와 이에 대한 사과도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 10일 제보자 A씨는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헤이코리안'에 1996년 필리핀 유학 시절 당시 고3이던 안 PD로부터 친구 한 명과 함께 두 시간가량 심한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을 주장했다.

A씨는 “동급생 친구들이 안 PD의 당시 여자친구인 B씨를 놀렸다는 이유로 폭행했다”라며 당시 안 PD가 국제 학교에 다니는 다른 학생을 통해 A씨와 친구를 불러오라고 지시했고, 협박에 이기지 못해 끌려 간 곳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A씨와 동급생들이 B씨를 심하게 놀렸기 때문에 안 PD에게 폭행을 당한 것이 아니냐’ 등의 추측을 내놓자 당시 안 PD의 여자친구 B씨는 한 매체를 통해 "친구들은 안 PD의 이름을 바꿔 '안길어'라고 놀렸다. 일부에서는 이 단어가 '성적인 농담'이라고 해석을 하는 데 당시 성적인 농담을 할 나이도 아니었고, 당시 롱다리 숏다리가 유행하던 때인데 다리가 짧아서 놀리는 그런 식의 놀림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제보자 A씨 역시 "폭행은 정당화할 수 없다. 하물며 고3 학생들이 중2 학생 2명을 인적이 없는 데서 폭행하는 것이 정당화할 수 있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 안 PD가 지금이라도 당시 일을 제대로 사과하고, 반성하기를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안 PD 측은 처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기억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법무법인을 통해 폭로가 사실임을 인정했다. 안 PD 측은 "안길호 감독은 96년 필리핀 유학 당시 교제를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본인으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주었습니다"라며 "이 일을 통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마음 속 깊이 용서를 구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좋지 않은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송구합니다"라며 공식 입장을 밝히게 됐다.

'더 글로리'의 숫자적 성공에 이런 안 PD의 학폭 논란은 전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실에는 '연진이가 이겼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

그러나 '안 PD=연진'에는 논쟁이 뒤따랐다. 이는 학폭의 기준과 정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학폭의 정의를 좁고 분명하게 내려야 한다'와 반대로 '기준을 좀 더 포괄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학폭이란 것을 사회적 합의로 명확하게 그리고 좁게 범위를 정하되, 중한 건은 강력히 처벌해야 함", "학폭 가해자 피해자는 무조건 어떠한 경우라도 생겨서는 안된다", "학폭에서 어떠한 경우든 남을 괴롭히고 아픔을주는 행위는 학폭", "일방적이고 지속적인게 학폭이다", "아이들끼리 싸우고 화해할 수 있는 것까지 학폭으로 해결하지 말고 진짜 심각한 것만 전문가들이 선별해서 판단할 필요도 있다", "세부적으로 매뉴얼 만들어서 학폭기준, 처벌수위, 학교의 역할 등등 개인의 판단이 아닌 매뉴얼대로 절차나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준이 모호해야 죄지을 생각도 안 한다", "평소 동등한 관계로 친하게 지내다 서로 말싸움이나 몸다툼이 벌어졌으면 다툼, 그 외는 학폭" 등이 네티즌 의견들이다.

해당 사안은 날을 세워 예민하게 학폭을 바라봐야 한다, 아니면 조금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란 가치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논의 자체가 학폭 근절에 긍정적 영향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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