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李대표, 방탄 앞장선 김의겸 바꾼다... 非明 달래기 카드 통할까

조선일보 주희연 기자
원문보기

李대표, 방탄 앞장선 김의겸 바꾼다... 非明 달래기 카드 통할까

속보
국정원 "'조사지시·명령'은 위증…쿠팡 대표 고발요청"
이재명, 당직 개편카드… 비명계는 “거취 물타기”
민주당 이재명대표와  김의겸 대변인./뉴시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대표와 김의겸 대변인./뉴시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의겸 대변인을 비롯한 대변인단을 대거 교체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이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달래기’ 차원에서 당직 개편을 검토하는 만큼, 이 대표 방탄에 앞장섰던 김 대변인을 교체하라는 비명계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밖에 지명직 최고위원과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 등 추가 인선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비명계에선 “이 대표 거취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박성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변인들은 교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은 7명으로 이례적으로 많이 임명됐는데 대부분이 친명 성향이다. 이 대표는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을 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선 교체 대상으로는 김의겸 대변인이 거론된다. 김 대변인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 허위 의혹 제기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데다, 이 대표 방탄용 메시지를 주로 내면서 당내서도 “대변인으론 적합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명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김 대변인 교체를 여러 차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 의원 교체 여론이 커서 이번에 그냥 넘어갈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갈등 진화 위해… 野 4선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왼쪽부터), 김상희, 우원식 의원 등 4선 의원들이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멸을 부르는 언행을 자제하자”며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했다. 당내 친명과 비명 간 공격을 자제하자는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와’라는 명칭은 과거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가 격한 시위를 벌이던 이들을 향해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와”라 외치며 평화 시위를 독려하던 일화에서 비롯됐다. /이덕훈 기자

당내갈등 진화 위해… 野 4선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왼쪽부터), 김상희, 우원식 의원 등 4선 의원들이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멸을 부르는 언행을 자제하자”며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했다. 당내 친명과 비명 간 공격을 자제하자는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와’라는 명칭은 과거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가 격한 시위를 벌이던 이들을 향해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와”라 외치며 평화 시위를 독려하던 일화에서 비롯됐다. /이덕훈 기자


임선숙 최고위원과 문진석 전략위원장,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 등 친명 의원들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최고위원은 작년 9월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됐다. 최근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 분위기에 따라 이 대표에게 사의를 표했고, 이 대표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후임으론 비명계 송갑석·이병훈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 의원의 후임으론 비명계인 신영대 의원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밖에 정책위의장, 홍보소통위원장 등의 교체도 거론된다.

하지만 비명계에선 이 같은 당직 개편은 이 대표 거취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물타기 성격이라 보고 있다. 이 대표 측이 총선 공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무총장직은 사수하려는 입장이어서 당직 개편이 사실상 면피성에 그친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인사는 “지금 거론되는 당직들이야 누가 한들 크게 달라지겠느냐”라며 “의원들 생탈권을 쥔 사무총장직을 내놓지 않고 생색내기만 한다면 되려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 측에선 여러 의원이 총선 준비 등을 이유로 자리를 거절해 당직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이 대표가 ‘기소 시 당직 정지’ 당헌을 뒤엎고 당무위원회 결정으로 대표직을 유지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원칙을 관철 못하고 예외로 마치 쫓기듯 지질한 모습을 보였다”며 “민주당 의원으로서 부끄러웠다”고 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비명계 의원이 당대표 직 유지를 위한 당무위 결정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상호 의원은 “대표에게 퇴진하라는 문제를 거론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주희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