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美 ESS시장 겨냥한 LG엔솔…대형 공장 지어 中기업 따돌린다

뉴스1 한재준 기자
원문보기

美 ESS시장 겨냥한 LG엔솔…대형 공장 지어 中기업 따돌린다

속보
민주, 오후 1시 긴급 최고위 소집…김병기 사퇴 후속 논의

3조 투자해 애리조나 ESS 전용 공장 설립…'전기차 주력'에서 ESS로 눈 돌려

27GWh 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장도…테슬라·루시드 등에 납품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LFP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LFP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연초부터 북미 지역에 7조원이 넘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만드는 딘독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번 투자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세계 최초의 ESS 배터리 전용 공장 설립이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ESS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격차를 벌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Queen Creek)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2170(지름 21㎜·70㎜) 원통형 배터리 및 ESS용 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中기업 강세인 ESS 시장…'전기차 주력에서 벗어나야' 판단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이미 애리조나주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만 계획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대내외 환경 악화로 보류했던 사업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이 추가됐다. 총 투자금 중 3조원이 투입된다.

ESS용 배터리만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은 업계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배터리 기업은 같은 공장에서 생산 라인만 달리해 전기차용과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애리조나주 ESS 배터리 전용 공장은 ESS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치중한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LFP 배터리 개발도 마친 상태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파우치형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고, 연내 양산에 돌입한다. 애리조나주 공장에서도 해당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해 ESS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배터리 생산기지.(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배터리 생산기지.(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중국 기업들이 LFP 배터리를 앞세운 탓에 ESS 시장은 중국 기업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78.0%에 달한다. 1위 기업인 CATL의 지난해 ESS용 배터리 생산량은 530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43.4%에 달한다.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북미 ESS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반면 국내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7.5%(9.2GWh)에 불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ESS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59.2GWh로 2021년(14.1GWh) 대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ESS 시장을 북미가 주도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LFP 배터리의 높은 품질과 ESS 시스템 설계·설치·유지·보수 등 통합 서비스를 통해 북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산되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상태(SOC, State Of Charge) 정밀도 등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강점을 갖췄다고 LG에너지솔루션은 설명했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관람객들이 럭셔리 전기차 루시드를 살펴보고 있다. 2023.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관람객들이 럭셔리 전기차 루시드를 살펴보고 있다. 2023.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테슬라·루시드에 배터리 공급…북미 전기차 시장 장악력↑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규모도 애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렸다. 투자금은 1조7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11GWh에서 27GWh로 확대했다. 순수 전기차 35만대에 탑재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주력 제품인 21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으로, 생산된 물량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미국 신생 전기차 기업 루시드 모터스 등에 납품된다.

애리조나 공장이 완공되면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CATL도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지만 IRA 영향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북미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hanantw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