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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구질구질하게 가지 말자”..역시 최민식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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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최민식이 ‘카지노’로 다시 한번 레전드 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 라운드 인터뷰에서 최민식은 OSEN을 만나 2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소감과 함께 성공적으로 작품을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연출/각본: 강윤성, 제작: 아크미디어, 씨제스엔터테인먼트, BA엔터테인먼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최민식의 25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최민식은 차무식 역을 맡아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실시한 영화배우 브랜드평판 2023년 3월 빅데이터 분석결과 1위에 올랐고, ‘카지노’는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대 시청 시간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1위를 고수하고, 대만 TV쇼 부문에도 1위에 오르는 등 인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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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민식은 촬영 중 코로나19 감염을 피해가지 못했다면서 “하필이면 필리핀 가기 전에 걸려서, 스태프들은 미리 들어가 있었는데 저는 들어갈 날짜에 못 들어갔다. 전 후유증이 심했다. ‘이래서 가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세게 왔다. 드라마에서 목이 많이 쉰 부분이 있지 않냐. 나른하고 무기력증에 걸려가지고, 한겨울 날씨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 또 엄청난 분량. 마닐라 공항에 내리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최민식은 “사람이 간사한 게 그렇게 고생하면서도 종영하고 관객들을 보고, 크루들과 스탭들 얼굴을 보니까 그 시절이 아련하게..참 나”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결말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전화도 받고 문자도 받고 그래요. 특히 우리 집사람이 ‘왜 그렇게 죽냐’는 거다. 근데 혹시 간파를 하셨을 지 모르겠는데, 상구하고 정팔이 오기 전에 제가 만찬을 준비하잖아요. 거기서 꽃을 하나 꽂는다. 그게 제가 강 감독에게 제안한 건데, 화무십일홍을 예감하는 그걸 좀 표현하고 싶었다. 아끼던 동생들과 어떤 마지막 만찬을 예감이라도 하듯이, 또 사람이 코너에 몰릴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또 가까운 사람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기도 하고, 그걸 꽃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민식은 “그래서 꽃잎이 떨어지듯이 차무식이 퇴장하는 게 맞지 않는가. 느와르적인 정서를 감안했을 때 총에 맞았는데 살아나고 그렇게 상상할 수 있다. 근데 그거 보다는 화끈하게 셔터를 내리는게, 그것도 믿었던 사람에게. 욕망으로 치닫은 사람의 결말이라는 것이 우리가 대사에서도 감독과 말을 많이 했지만 ‘화무십일홍’이라는게 참 좋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고사성여였고, 열흘 붉은 꽃 없다는 게 맞다. 구질구질하게 마무리하는 거보다 화끈하게 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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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강윤성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총 사령관으로 현장을 진두진휘하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냐. 인물을 엮어서 개연성을 만들어야하고, (손)석구나 (이)동휘나 그런 캐스팅들이 보좌관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연일 회의를 했다. 필리핀에 휴양지가 많은데 우리는 그런데 한번도 안가보고 시험공부하듯 호텔방에 처박혀서 그랬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강윤성 감독은 그런 배우들의 의견을 열어놓고 들어줬다면서 “우리가 너무 과욕을 부린 것도 느껴진 게 배우가 170명이라고 하더라. 쓰다보니까 늘어난 것 같다. 한국 촬영 좀 하다가 ‘이거 어떻게 교통정리하려고 해? 줄여야 하는 건 아닐까?’생각했다. 강 감독도 OTT로 긴 호흡을 갖고 있는 거에 대해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완급 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거다. 우리가 서로 권위의식하나없이 받아주고 같이 토론하면서 했던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극중 30대의 차무식부터 중년의 나이까지 소화했다. 이러한 점에 그는 “무리였죠. 너무 많다보니까 30대를 구분해서 신경 쓴 부분은 있다. ‘내가 30대 때 어땠지?’하고. 과학 기술의 힘을 빌린다고 하니까 내가 너무 신경써서 차이를 두려고 하면 부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이제 가발이나 신체 조건이 못 따라가는 게, 젊은 건 안하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최민식은 ‘차무식’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하고자 노력했냐는 말에 “저는 평범하게 뒀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명확하게 구분짓지 않았다. 예를 들어서 악하다거나 나쁜 사람이어도 다 까만색은 아니라고 본다. 가장 평범한 사람도 굉장히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 평범한 아저씨인데 어릴 때 환경이 이사람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환경이 불우해도 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근데 욕망을 쫓다보니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됐고. 돈과 권력을 추구하다보니 자신도 늪에 빠지듯 그렇게 흘러갔던 것 같다. 100%나쁜 사람, 100% 착한 사람은 없다. 인간의 다중성, 그런 것들이 표현 됐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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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의 경우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되는 작품이기에 시청률도, 관객 수도 공개되지 않는다. 반응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답답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그런 걸 신경쓰면 안 된다. 영화는 영진위 사이트에 들어가면 알지 않냐. 이건 본사에서도 오픈을 안한다더라”며 “그러거나 말거나.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다. 작업하는 사람들이 그것에 신경쓰다보면 병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카지노’ 시즌1 공개 당시 초기 반응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런 부분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았냐는 물음에 “얘기 해주니까 알았다. ‘재미없다더라’ 이렇게 얘기를 해주니까. 그때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했다. 아예 신경을 안 쓴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연일 들여다보고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초연해져야지”라고 이야기했다.

최민식은 ‘카지노’를 촬영하기 전에 넷플릭스도 잘 안봤다면서 “제가 엊그제(무대인사 당시) 느낀 건데 역시 극장에서 보니깐 좋더라. 리모콘이 아니라 극장에서 봐야된다. 그래야 디테일도 보이고, 사운드도 그렇다”면서 OTT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으로 “분량이 많다는 것. 16부작을 제작기간 내에 찍는다는 건 너무 많았다. 그 분량에 대한 스트레스 외에는 딱히 OTT라서 오는 차이점은 없었다. 우리 스탭도 영화 스탭이었고, 스탭들도 분량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버거웠지 스탭들과 호흡의 차이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민식은 영화배우로서 최근 극장의 위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플랫폼의 변화에 대해 최민식은 “세상이 변한다는 걸 느꼈고, 코로나 펜데믹에 모이지 못했고, 그래서 플랫폼의 형태도 변화하는 구나. 그걸 받아들여야하는 건 맞지만 저는 극장이 좋은 게 사실이다. 콘텐츠를 소비할 때 OTT는 화장실을 가는 동안 멈추기도 하고, 재미없으면 끄고. 근데 극장은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 면에서 취향에서 오는 섭섭함도 있지만, 그래도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점도 있으니까 굳이 비교해서 나눈다기 보다 현명하게 해야된다. 개인적으로는 극장냄새가 좋고 소비하는 사람들과 만든 사람들이 교감할 때 그때 말할 수 없는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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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극장에 대해서도 “잘 살려야겠죠. 극장문화는 없어지면 안된다고 본다. 박물관에 들어갈만한 문화는 아니다. 거기서 희노애락을 느끼고 힐링이 되고, 극장이라는 문화공간이 소멸되는 건 원치 않는다. 극장이라는 공간은 작든 크든 간에 존재해야된다고 본다. 그게 비즈니스적인 부분에서도 지적이 돼야겠지만, 만드는 사람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된다”고 꼬집었다.

현재 최민식은 소속사와 별도의 매니저 없이 홀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최민식은 “소속사(가 없는 이유)는 혼자 하고 싶으니까. 드라마는 힘들더라. 영화는 주차 시켜놓고 돌아다니면 되는데, 드라마는 온갖 곳을 다 돌아다니니까 피곤하다. 근데 변한 건 없다. 진짜 없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혼자 운전하고 장거리를 하니까 생각할 시간도 많고, 눈치 안봐도 되고 좋다. 같이 다니면 ‘배 안 고프냐? 나는 배고픈데’하고 눈치도 보인다. (지금은) 촬영지가 부산이면 맛집 검색해서 혼자가서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예전 생각이 난다. 방송할 때, 영화 처음 시작할 때 이런 기획사 자체가 없었다. 스타급 배우들이 개인 매니저가 몇명이랑 같이 움직였거, 저도 매니저 없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도 나고 좋다. 몸은 피곤한게 있고, 밤운전할 때 헷갈리는 것도 있지만 안경도 새로 맞췄다. 음악도 크게 틀어놓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좋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택시도 자주 애용한다고. 그는 “안그래도 마지막 종방연 때 예약하는 걸 깜빡했더니 레이더만 돌아가고 안 오더라”고 직접 후기를 전했고, 오늘 인터뷰 장소에 오기 전에 한 시민에게 응원을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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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 욕심과 욕망이 있다고 밝힌 최민식은 로맨스 장르가 탐이 난다며 “중년의 로맨스. 김주령에게도 ‘나랑 로맨스 찍을래’했고, 이혜영 씨 하고도 ‘혜영씨 우리가 이제 로맨스로 만나야될 것 같다’고 했다”고 에피소드를 알렸다.

또한 그는 “요즘 자극적인 이야기도 많고, 지겹다. 다들 힘들지 않냐. 꼭 이성간의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서로가 포용하고 서로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는 휴먼스토리를 꿈꾼다. 풋풋한 젊은 남녀들의 재기발랄하고 상큼한 사랑도 있지만, 뭔가 늙은이들의 사그라드는 사랑에 대한,감히 꽃피울 엄두도 안나는 것. 절제하는 데 더 짠하고 아픔에 관한,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라 그런 걸 잘 승화시킬 수 있게. 그게 강요하는 게 아닌, 같이 공감할 수 잇는 그런 이야기를 그게 우리가 해야하는 이야기같다. 찔러 죽이고, 쏴 죽이고 그런 것 보다도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그런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에게 ‘카지노’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냐는 질문에에 최민식은 “과정이 너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결과물은 시청자들이 소비하면서 호불호가 나뉘게 되어 있다. 100% 호응을 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저도 소비할 때 ‘이건 재밌어, 재미없어’를 얘기하지만, 이게 어떤 모양새, 어떤 질감에 대한 작업이었냐는 게 기억에 남지 않냐. 그 부분에서 100% 만족한다. 악조건속에서도 스태프, 배우들과 으싸으쌰해서 실타래 풀어가듯이 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답변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cykim@osen.co.kr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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