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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원태인 나오면 이겼다’는 생각 들게” 푸른 피의 에이스는 각오를 다졌다 [MK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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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형이 ‘많이 컸다’라고 칭찬, 올 시즌 ‘원태인 나오면 진짜 오늘 이겼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투구를 시즌 내내 하고 싶어,”

원태인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시즌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5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퍼펙트로 틀어막고 팀의 6-5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원태인은 투구수 45구를 소화하며 12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투를 펼쳤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으로 활약한 이후 소집 해제 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보여준 무결점의 투구였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매일경제

사진(고척 서울)=김원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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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지만 지난 수개월 동안 WBC를 위해 대회 공인구로 연습에 매진했던 원태인은 이제 KBO 공인구에 다시 적응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태인은 “아직 100%로는 적응이 안 됐다. 체인지업이 땅으로 꽂히는 부분도 나왔고, 실투도 나왔다”면서 “운 좋게 잘 던졌지만 아직 100%로 (다시) 적응됐다고 하기엔 조금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태인은 “슬라이더나 커브는 확실히 한국 공이 더 제구가 잘 되는 것 같은데 체인지업은 던지는 느낌이 많이 바뀌다 보니 아직 내가 원하던 코스나 떨어지는 움직임 등이 완벽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태인의 그런 느낌과는 별개로 이날도 여전히 그의 체인지업은 춤을 췄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이정후도 원태인을 체인지업을 컨택트하려다 실제로 무릎까지 꿇으며 타격하고 배트가 부러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을 정도.

해당 장면에 대해 원태인은 “(이)정후 형이 메이저리그에서 잘하면 나중에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을까”라며 웃어보였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퍼펙트 투구를 펼친 것의 수확은 무엇일까. 원태인은 “모르겠다”라면서도 “(강)민호 형이 ‘많이 컸네’라고 칭찬하더라”면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변화구 제구도 그렇고, 직구 제구는 실투까지 있었지만 공격적인 승부, 빠른 템포로 던지는 걸 신경 썼는데 퍼펙트는 시범경기이기에 소용이 없고 볼넷 없이 투구를 한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날 원태인은 단 45구만을 던져 4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직구 구속도 최고 148km까지 나오는 등 구위 또한 훌륭했다. 원태인은 “구속은 아직 조금 멀은 것 같다. 경기 끝나고 정확한 데이터를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 이후 “2번째 3번째 이닝 때 조금 힘이 떨어지는 걸 느꼈고, 4번째 이닝에서 다시 밸런스가 잡힌 것 같다. 그런 점들은 시즌 들어가서 빨리 정상궤도로 잡아야 할 것 같다. 몸이 조금 피곤한데 그래도 그 정도 구속(148km)가 나왔으면 시즌 들어가서 더 올라갈 여지가 많이 남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WBC에서 원태인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 6.23을 기록했다. 결과는 완벽하게 만족스럽진 않았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궂은 역할을 도맡으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원태인은 WBC를 통해 어떤 것을 느꼈을까.

“투구 밸런스를 많이 보면서 배웠다. 또 어떻게 던져야 더 안 맞을 수 있을지 그런 것도 많이 공부했다. 오늘도 피칭할 때 ‘세게 던지는 것보단 정확하게’가 우선인 것 같아서 그런 점을 생각하고 했는데 (강)민호 형이 ‘그런 점이 조금 좋아졌다’고 말해 줘서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던 대회였던 것 같다.”

원태인은 지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푸른 피의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021시즌 평균자책 3.06과 비교해 2022시즌 평균자책이 3.92로 나빠진 것은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시즌 종료 후 팀의 스프링캠프에 앞서 애리조나로 개인 훈련을 가기도 했다.

원태인은 “우선 작년에 10승은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독한 마음’이라기보단 한 단계 올라서고 싶어서 미국으로 운동도 갔었고 WBC를 경험하면서 또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낀다”면서 “그래서 지난해는 솔직히 ‘원태인이 나가면 약간 애매했다’고 한다면 올해는 ‘진짜 오늘 이겼구나’라는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는 투구를 시즌 초부터 끝까지 꾸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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