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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어느 분야든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개척자에게는 엄청난 영예와 동시에 부담감이 뒤따른다. 개척자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후배들의 길까지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최초 NBA 심판으로서 꿈의 코트에 선 황인태(44) 심판도 마찬가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심판은 ‘잘해야 본전’인 직업이다. 백번 잘해도 한 번 못했을 때가 훨씬 두드러진다. 더구나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인으로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황인태 심판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NBA에 데뷔했다는 소식을 듣고 OSEN에서 여러 차례 NBA 사무국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성사는 쉽지 않았다. 심판으로서 언론의 주목을 끌어서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심판들이 같은 이유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는 한다. 더구나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시점에서 인터뷰는 더 어렵다.
다행히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 덕분에 NBA 사무국에서 한국언론 최초로 황인태 심판과의 인터뷰를 주선해줬다. OSEN에서 미국에서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황인태 심판과 짧은 시간이나마 화상으로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 OSEN 서정환 기자입니다. 좋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황인태 심판입니다. KBL에서 11시즌 반 심판으로 활약하고, 지난 2020년 1월에 미국으로 와서 작년 6월 G리그에 채용됐습니다. 올해 2년차 심판입니다.
(황 심판은 2004년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KBL에서 통산 466경기 휘슬을 분 베테랑 심판이다. 그는 국제심판으로서 2016 리우올림픽 여자농구 결승전 등 큰 무대에서도 심판을 맡은 한국대표 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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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최초로 NBA 심판이 된 기분은 어땠나요?
아직 정식 NBA 심판은 아닙니다. 논 스태프 심판(Non staff official) 이라고 해서 NBA 경기는 시즌 초반에 들어갔고, 지금은 주로 G리그 경기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풀타임 NBA 심판이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NBA는 네 명의 G리그 심판을 NBA 심판으로 승격시켰다.)
물론 NBA 심판이 됐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았습니다. 책임감도 많이 가졌습니다. 여러가지 감정이 있었습니다. 처음 미국에 오자마자 코로나가 터졌죠. 그나마 와이프와 아이들도 미국에 함께 와서 큰 위안이 됐습니다.
- 지난 10월 피닉스 대 휴스턴 정규시즌 경기에서 심판 데뷔전을 치렀는데?
사실 그것은 두 번째 경기였어요. 첫 번째는 프리시즌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유타 대 덴버가 첫 경기였습니다. 처음 들어갈때는 ‘이게 NBA구나!’라고 압도 당했죠. 긴장하고 그랬습니다.
- 르브론 제임스 등 스타선수를 봤을때도 남다른 감정이 들었는지?
사실 심판과 일반인의 시각이 다릅니다. 심판으로서 특정선수를 보고 그런 것보다는 게임을 들어갈때 ‘좀 더 공정해야 겠다', ‘잘봐야겠다!’ 하고 들어갑니다. 물론 르브론 게임도 들어갔지만 심판으로서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정선수 봐주고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절대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죠.
- 미국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심판이란 직업이 미국에서는 네거티브 베이스 비지니스(Nagative Base Business)라고 합니다. 남의 잘못을 짚어야 하죠. 모든 심판들이 다 열심히 합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언어와 문화였죠. 저도 국제심판을 오래 했다보니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 오니까 영어를 잘하는게 아니더라고요.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해야 했어요. 국제대회에 나가면 어쩌다 콩글리시를 써도 의사전달이 목적이라 상관 없었거든요. 미국영어는 아예 달랐습니다.
- 경기배정은 어떤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경기도 많고 이동거리도 길잖아요?
보통 경기 보름전에 이메일로 통보를 받고 비행기로 이동합니다. 여행계획을 일찍 짜기에 특별히 곤란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겨울이라 날씨가 안좋아서 비행기가 지연 또는 취소된 적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 계획을 일찍 짜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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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NBA 판정기준이 너무 상업적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NBA 룰북이 하나입니다. 심판은 룰북에 따라서 판정을 할 뿐입니다.
- 이현중 선수 경기에서 심판을 맡아 한국에서 화제가 됐는데 인사를 나누었나요?
특정팀이나 선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심판이라는 직업이 선수처럼 주인공이 아니거든요. 이현중 선수를 만나도 한국말로 간단하게 인사하는 정도였습니다.
- 황인태 심판처럼 NBA 진출을 꿈꾸는 심판 후배들도 많을텐데 조언을 한다면?
제가 아직 누구에게 조언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있다면 저도 알고 싶습니다. 다만 체력관리 잘하고 어학공부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 심판으로서 앞으로 목표는?
지금 여기 있는 것도 꿈 이상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목표보다는 (풀타임) NBA 심판이 되는 것입니다. 한 게임 들어갔을 때 무리없이 경기를 잘 소화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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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데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NBA 아시아, G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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